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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기기도 없는데... 북한 코로나 진단 능력에 '물음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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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기기도 없는데... 북한 코로나 진단 능력에 '물음표'

입력
2020.07.29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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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의심자 재입북 이후 방역 수위 높인 北
전문가들 "진단 장비 부족해 과학적 조치 못해"

북한 평양시 만경대구역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운전자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평양=노동신문 연합뉴스

북한 평양시 만경대구역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운전자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평양=노동신문 연합뉴스

"북한 전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을 확인할 수 있는 유전자 증폭검사(PCR) 장비가 몇 대 없습니다. 진단키트를 지원 받았어도 코로나19에 걸렸는지, 안 걸렸는지 확인할 기계가 없는 거죠. 세계보건기구(WHO)가 전하는 북한 당국의 주장도 액면 그대로 믿을 수 없습니다." (탈북 의사 출신 최정훈 고려대 공공정책연구소 연구원)

재입북한 북한이탈주민(탈북민) 김모(24)씨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의심자로 보고 연일 방역 수위를 높이는 북한이 '확진자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이유는 뭘까.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9일 코로나19 전파를 막기 위해 모든 주민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손 소독을 정확하게 하도록 지시했다고 전했다. 김씨 재입북 이후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한 조치다. 신문은 "김씨의 고향인 개성시에 출입한 대상들은 모두 각 장소에 긴급 격리하고 전국 각지에 '방역 초소'를 세워 감염 의심자를 찾고 있다"고 알렸다.

그러나 북한 내 코로나 진단이 제대로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 진단기기인 PCR 장비가 유엔 제재 대상이어서 수년간 반입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평양 내에서도 사용 가능한 기기는 1~2대에 불과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달 초 국제적십자사연맹(IFRC)이 지원한 코로나19 진단키트 1만개가 신의주에 도착했지만, PCR 기기는 검역 절차 등의 문제로 현재까지 북측에 전달되지 못했다. 신영전 한양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분자진단법(RT-PCR)은 진단키트는 물론 기계장비와 실험실이 완비돼야 사용이 가능하다"며 "북한은 현재 키트를 지원 받았어도 제한적 검사만 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코로나 청정국'을 주장하는 북한의 발표에도 의문이 남는다. 에드윈 살바도르 WHO 평양소장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지난 16일 기준 북한 내에서 1,211명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고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아 확진자가 없다"고 전했다. 그러나 최 연구원은 "북한에선 장티푸스, 결핵, 콜레라 등의 감염병도 병원체를 분리하고 배양해 확인할 수 있는 장비가 부족해 진단을 못한다"며 "신종 감염병인 코로나19에 대해 보건 당국이 정확한 데이터를 갖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탈북민 김씨의 재입북에 따른 북한 내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확산될수록 인도적 차원에서라도 남측이 나서서 방역 노하우를 전수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비과학적인 격리 조치에 매달리는 '북한식 방역' 기간이 길어질수록 북한 주민들의 피로도와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기 때문이다. 신 교수는 "일방적인 물품 지원은 북한이 응하지 않을 것"이라며 "코로나19 상황을 고리로 전문가들이 남북 간 상황을 공유할 수 있는 화상 협의부터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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