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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감은 다른 사람이었다'... 22년전 사진 속 인니의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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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감은 다른 사람이었다'... 22년전 사진 속 인니의 현재

입력
2020.07.29 14:09
수정
2020.07.29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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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자카르타 폭동' 이후 조코위 대통령과 스리 장관 첫 만남
"당시엔 스리 장관이 미래 대통령으로 거론"
조코위 대통령이 삼고초려로 스리 장관 발탁

1998년 '자카르타 폭동' 석달 뒤 중부자바주 솔로에서 열린 비즈니스포럼 참석자들. 왼쪽이 현 재무장관인 스리 물리야니, 오른쪽이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다. 콤파스 캡처

1998년 '자카르타 폭동' 석달 뒤 중부자바주 솔로에서 열린 비즈니스포럼 참석자들. 왼쪽이 현 재무장관인 스리 물리야니, 오른쪽이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다. 콤파스 캡처

22년 전 찍힌 사진 한 장이 인도네시아에서 최근 회자되고 있다. 사진 속 등장인물들의 운명이 현재와 맞닿아 있어서다. 훗날 대통령으로 거론됐던 사람은 현재 대통령을 보좌하는 장관이 됐고, 주목 받지 못했던 남성은 대통령이 됐다. 조코 위도도(조코위) 대통령과 스리 물리야니(58) 재무부 장관에 얽힌 얘기다.

29일 현지 매체에 따르면 퇴역 장교인 하리스탄토씨는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집 창고에서 옛날 물건을 정리하다 우연히 찾은 사진 한 장을 올렸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청소하다가 역사를 발견했다'고 했다.

사진은 1998년 8월 14일 중부자바주(州) 수라카르타(솔로)의 한 빌딩에서 열린 비즈니스포럼의 한 장면을 담았다. 전 세계를 강타한 외환위기로 1998년 5월 '자카르타 폭동'이라 불리는 반정부 시위와 무정부 약탈 사태로 수하르토 정권의 32년 군사 독재가 무너진 지 약 석 달만이다. 포럼은 국가 위기를 극복하고 경제를 재건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스리 물리야니 재무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주고 있다. 미디어인도네시아 캡처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스리 물리야니 재무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주고 있다. 미디어인도네시아 캡처

사진 속 등장인물 4명 중 2명은 인도네시아인들에게 친숙한 얼굴이다. 왼쪽은 스리 물리야니 현 재무부 장관, 오른쪽은 조코위 대통령이다. 스리 물리야니 장관은 인도네시아 최고 명문인 국립인도네시아대(UI) 경제학과 교수로 당시 포럼의 연사로 참석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지역의 목재상으로 포럼을 후원했다. 하리스탄토씨는 "내가 포럼 아이디어를 제안했을 때 조코위씨가 흔쾌히 응했다"며 "아마 조코위 대통령과 스리 물리야니 장관의 첫 만남이었을 것"이라고 회고했다.

하리스탄토씨는 "포럼 사회자가 조코위 대통령이 아닌 스리 물리야니 장관을 '앞으로 반드시 대통령이 될 사람'이라고 소개한 게 생생하다"라며 "당시만 해도 스리 물리야니 장관이 훨씬 유명했고 조코위 대통령은 지역 목재상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코위씨가 대통령이 되고, 스리 물리야니씨가 장관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바로 이게 역사"라고 덧붙였다. 사업가였던 조코위 대통령은 스리 물리야니 교수의 조언을 경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코 위도도(오른쪽)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스리 물리야니 재무부 장관. 템포 캡처

조코 위도도(오른쪽)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스리 물리야니 재무부 장관. 템포 캡처

조코위 대통령은 이후 솔로 시장과 자카르타 주지사를 역임한 뒤 2014년, 2019년 대선에서 연거푸 당선됐다. 미국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스리 물리야니 장관은 UI 경제학과 교수와 국제통화기금(IMF) 상무이사(2002~2004년)를 거쳐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대통령 시절인 2004년부터 내리 7년간 경제 관련 부처 장관을 맡았다. 이후 세계은행(WB) 전무이사를 지내던 중 조코위 대통령의 삼고초려로 WB를 그만두고 2016년부터 재무부 장관을 맡았고 조코위 정부 2기인 현재까지 장관직을 유지하고 있다.

스리 물리야니 장관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경제인들이 뽑은 가장 성과가 좋은 장관 1위다. 일반 국민이 좋아하는 장관으로는 프라보워 수비안토 국방부 장관에 이어 2위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0인’에 여러 차례 선정됐다. 그만큼 실력이 뛰어나고 신망도 두텁다는 얘기다.

자카르타= 고찬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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