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NC는 포수 걱정이 없는 팀이다. 두 말할 필요 없이 리그 최고의 포수로 꼽히는 ‘125억 사나이’ 양의지(33)가 버티고 있는데다 어느 팀을 가든 주전 자리를 꿰찰 수 있는 김태군(31)을 백업 포수로 뒀다.
양의지-김태군 조합은 큰 시너지 효과를 냈다. 양의지가 포수 마스크를 쓰면 NC는 공ㆍ 수에 걸쳐 전력이 크게 향상된다. 하지만 체력 소모가 큰 안방마님 자리를 양의지가 계속 지킬 수 없기 때문에 지명타자 또는 대타로 휴식을 주면서 김태군에게 선발 마스크를 종종 맡겼다.
NC가 1군에 처음 뛰어든 2013년부터 주전 포수로 뛴 김태군은 2016년 한국시리즈 준우승 등 풍부한 경험을 앞세워 양의지의 휴식 시간을 벌어줬다. 지난 시즌까지 통산 타율 0.243에 그쳐 따라 붙은 ‘수비형 포수’ 수식어도 올 시즌 3할 타율 (0.300ㆍ70타수 21안타)로 지워갔다.
하지만 이동욱 NC 감독은 지난 26일 순항 중이던 양의지-김태군 체제에 변화를 줬다. 김태군을 1군에서 내리며 3년차 포수 김형준(21)을 양의지의 백업으로 택했다. 순위 싸움이 치열한 시점에서 검증된 포수 대신 유망주 포수를 올린 건 흔한 상황이 아니다. 더구나 김태군의 몸 상태가 안 좋거나, 부진한 것도 아니었다. 또 김태군은 포수가 부족한 팀에 매력적인 카드로 통했다. 때문에 트레이드를 염두에 둔 전략적 포석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었지만 이 감독은 “김형준을 활용해보려고 한다”며 불필요한 오해를 차단했다.
올해 NC의 안방은 양의지-김태군 체제로 굳어지면서 팀의 미래를 책임질 자원으로 꼽히는 김형준의 입지는 급격히 줄어들었다. 2018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9순위로 NC 유니폼을 입은 김형준은 입단 후 기회를 꾸준히 받았다. 김태군이 경찰청에서 군 복무를 하는 동안 김형준은 데뷔 첫해인 2018년 60경기, 이듬해 55경기를 뛰며 성장 가능성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김태군이 NC와 재계약하며 김형준은 ‘제3의 포수’로 밀렸다.
이에 이 감독은 유망주 포수의 성장이 멈추지 않도록 과감히 김태군을 빼는 결단을 내렸다. 이 감독은 “(김태군을 내린 건) 아픈 데가 있거나, 문책성이 아니다”면서 “김형준에게 한번 기회를 줄 때가 됐다. 엔트리에 포수 3명을 돌리려면 야수에 과부하가 걸리기 때문에 1명을 뺄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8월 15일 확대 엔트리가 시행되면 포수를 3명으로 갈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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