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후반부터 클라우드 사업 확장에 최선을 다해온 IBM이 '금융 특화' 클라우드 서비스를 전면에 내걸고 국내 시장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일반 퍼블릭 클라우드와 달리 워낙 규제가 강한 영역인 만큼 '커스터마이징'에 자신있는 IBM이 유리한 고지에 올라설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힐러리 헌터 IBM 클라우드 부사장은 29일 국내 취재진과 가진 화상 인터뷰에서 "금융사들이 고객의 민감 데이터를 포함한 핵심 기능까지 클라우드로 옮기려면 기술적으로 가장 뛰어난 파트너가 필요할 것"이라며 "IBM은 투명성과 신뢰를 가장 앞세우고 있는 만큼, 좋은 클라우드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열리기 시작한 국내 금융 클라우드 시장을 잡기 위해 부사장까지 나서 러브콜을 보낸 셈이다.
IBM이 내세우는 것은 '규제 맞춤형' 서비스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금융기관이 클라우드로 시스템을 전환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금융보안원이 실시하는 안전성 평가를 받아야 하는데, 항목만 자그마치 141개에 달한다. KT나 네이버 등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는 평가를 모두 통과한 상태고, 아마존웹서비스(AWS)나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은 일부 항목이 '부분충족' 상태다. IBM은 아직 금융보안원 안전성 평가를 거친 상태는 아니지만, 다년간의 경험으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헌터 부사장은 "현재 20개 이상의 국가에서 금융 클라우드 관련 규제를 맞추고 있다"며 "우리가 이미 가지고 있는 수백 개의 정책 프레임워크에 국가별 요구 사항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특화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IBM 클라우드는 이미 금융 분야에서 대규모 참고 사례를 만들어내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미국에서 뱅크오브아메리카가 IBM 클라우드로 이전을 선언했고, 지난달에는 유럽 BNP파리바가 파트너십을 선언했다. 일본 미쓰비시UFJ은행도 같은 IBM 클라우드를 사용 중이다. 헌터 부사장은 "우리는 이미 수년간 규제가 강한 은행이나 보험, 통신 산업에서 역량을 꾸준히 구축해왔다"며 "앞으로 우리의 전략이 어떻게 강점에서 발휘될지 보게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직 우리나라에선 정식으로 손을 잡은 금융사가 없지만, 물밑 접촉은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 IBM 측의 설명이다. 김종훈 IBM코리아 전무는 "특히 최근 들어 금융사 총괄 임원이나 담당자 문의가 활발한 상황"이라며 "한국은 특히 클라우드 보안과 해외시장 진출에 관심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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