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미 마이너리그서 스위치 타자-투수 맞대결... 서로 계속 손 바꾸며 실랑이 연출… 이후 MLB '벤디트 규정' 신설, KBO도 2015년 규정 만들어
스위치 타자로 변신한 최지만(29)이 스위치 투수를 만난다면 어떻게 될까.
27일(한국시간)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탬파베이에서 활약하고 있는 최지만이 좌우 타석을 오가는 스위치 타자로 깜짝 변신해 홈런까지 쏘아 올리며 화제를 모았다. 최지만은 과거 마이너리그시절 우타자로도 타석에 들어섰던 경험이 있지만 2015년 이후 줄곧 좌타자로 뛰어왔다.
스위치 타자가 되기 위해서는 오랜 연습이 필요하다. 어려운 만큼 스위치 타자가 갖는 이점은 확실하다. 일반적으로 우투수에게는 좌타자가 유리하고 좌투수에게는 우타자가 유리하다. 스위치 타자는 투수에 따라 타석을 바꿀 수 있어 투수와의 승부를 조금 더 유리하게 가져갈 수 있다. 때문에 MLB에는 제법 많은 선수들이 스위치 타자로 활약하고 있다. 지난 시즌 골드 글러브를 수상한 아메리칸 리그 올스타 유격수 프란시스코 린도어(27)도 스위치 타자다. KBO리그에서는 올시즌 타격 지표를 휩쓸고 있는 KT의 멜 로하스 주니어(30)가 대표적이다.
양손으로 다 던질 수 있는 스위치 투수는 없을까? 실전 사례는 적지만 있긴 있다. 과거 몬트리올에서 뛰었던 그레그 해리스는 1995년 9월 28일 신시내티와의 경기에서 구원투수로 등판해 MLB 사상 최초로 스위치 투구를 선보였다. 다만 이는 단발성 투구에 그쳤다. 현역으로는 올시즌을 앞두고 MLB 마이애미 말린스와 마이너 계약을 맺은 팻 벤디트(35)가 유일하다. 2015년 MLB 무대에 데뷔한 벤디트는 양손으로 시속 80~90마일(약 128~145km)의 공을 뿌린다. 그는 스위치 투수로 뛰기 위해 손가락 6개가 들어가는 특수 제작된 글러브를 끼고 마운드에 오른다.
그렇다면 스위치 투수와 스위치 타자가 대결을 벌인다면 어떻게 될까? 과거 미국 프로야구 마이너리그에서 실제로 그런 사례가 있었다. 당시 주인공도 벤디트였다. 뉴욕 양키스 산하 마이너리그 싱글 A팀 스태튼 아일랜드서 뛰던 벤디트는 2008년 6월 20일 뉴욕 메츠 산하 싱글 A팀인 브루클린 사이클론스와의 경기에서 스위치 타자인 랄프 엔리케스(33)를 만났다. 직전 타자에게 왼손으로 던졌던 벤디트는 엔리케스가 우타석에 들어서려고 하자 글러브를 바꿔 끼었다. 이에 타자가 심판에게 어필을 하곤 바로 좌타석으로 옮겨갔다. 그러자 다시 투수는 글러브를 또 바꿔 끼고 대치를 이어갔다. 이들이 계속해서 손을 바꾸면서 벌인 우스꽝스러운 신경전은 화제가 됐다.
당시에는 스위치 투수와 스위치 타자가 승부할 경우에 대한 세부 규정이 없었기 때문에 벌어진 해프닝이다. 이후 미국 프로야구에는 이른바 ‘벤디트 룰’이라는 새로운 규정이 생겼다. 스위치 투수와 타자가 승부할 경우 투수가 먼저 자신의 투구 방향을 결정하고 마운드에 올라야 한다는 규정이다. 타자는 그 후 타격 방향을 결정하고 타석에 들어선다. 이 같은 룰은 2015년 한국프로야구(KBO)에도 생겼다. 당시 한화 이글스 소속이던 최우석(27)이 KBO리그 최초의 스위치 투수에 도전하면서 미국과 동일한 내용의 규정이 신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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