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오프라 컨버세이션'으로 9년만 복귀
미국 내 인종차별 초점, 대선 영향 촉각
‘토크쇼의 여왕’으로 불리는 미국의 유명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66)가 9년 만에 돌아온다. 복귀 무대는 당연히 그의 장기인 토크쇼다. 달라진 점은 미국 내 만연한 ‘인종차별’ 문제를 다룬다는 것. 최근 미 전역에서 들불처럼 번진 반(反)인종차별 시위를 의식한 행보로 ‘촌철살인’으로 정평이 난 윈프리의 입담이 미국사회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또 11월 대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윈프리와 애플은 27일(현지시간) 토크쇼 ‘더 오프라 컨버세이션’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새 토크쇼는 30일 애플의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 애플TV+에서 첫 전파를 탄다. 윈프리는 2018년 애플과 다년간의 콘텐츠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그의 복귀 화두는 인종차별이다. 첫 방송부터 책 ‘반인종주의자가 되는 법’을 쓴 역사가 이브라함 켄디가 출연해 인종차별주의을 바라보는 백인들의 인식, 인종주의를 극복하는 방법 등을 놓고 오프리와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내달 7일 방영되는 두 번째 토크쇼 역시 전직 미식축구 선수이자 ‘흑인 남성과의 불편한 대화’라는 방송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엠마뉴엘 아초와 인터뷰가 예정돼 있다. 흑인 남성이 미성년자 살인 혐의로 사형선고를 받고 벌어지는 법정 싸움을 그린 영화 ‘저스트 머시’의 원작자이자 인권 변호사인 브라이언 스티븐슨도 함께 한다. 이 자리에서 백인과 라틴계 시청자들의 질문도 받을 계획이다.
인종 갈등이란 해법이 쉽지 않은 주제를 들고 나왔지만, 여론은 벌써 윈프리의 등장을 반기는 분위기다. 로이터통신은 “윈프리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인터뷰뿐만 아니라 근친상간, 성적 학대 등 예민한 이슈를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토크쇼의 새 장을 열었다”며 그가 인종차별 문제를 어떻게 풀어낼지 기대감을 드러냈다.
윈프리는 이번 토크쇼를 통해 유권자들에게 올바른 선택의 방향을 제시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그는 이날 트위터에 “인류를 대화로 복귀시켜야 할 때”라며 “우리를 갈라놓지 않고 하나로 뭉치게 하는 대화가 있기를 바란다”는 글을 올렸다. 다분히 얼마 남지 않은 대선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그는 1986년부터 ABC방송에서 무려 25년 동안 ‘오프라 윈프리 쇼’를 진행했다. 윈프리 쇼는 전 세계 140여개 나라에 방송되는 등 토크쇼의 대명사로 자리잡았다. 방송을 그만 둔 뒤에는 2000년부터 이어오던 월간 ‘오 매거진’의 논설위원으로 활약했고, 애플TV+에서 ‘오프라 코로나19를 말하다’와 ‘오프라의 북클럽’을 진행하기도 했다. 윈프리는 이날 오는 12월호를 끝으로 20년간 출판된 오 매거진의 인쇄판을 마감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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