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검찰인사위원회 열어 검사장 인사 논의
총 11석 공석... 당초 예상보다 인사폭 훨씬 클 듯
추 장관, 윤 총장 의견 청취 여부가 최대 관심사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주도하는 검찰 고위 간부 인사가 이르면 30일 단행될 전망이다. 최근 현직 고검장ㆍ검사장들이 줄줄이 사의를 표하면서 현재 검사장급 이상의 공석도 총 11곳에 달하는 만큼, 당초 예상보다도 훨씬 더 큰 폭으로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오는 30일 오전 10시 정부과천청사에서 검찰인사위원회를 열고, 검찰 고위 간부의 승진ㆍ전보 인사를 논의한다. 검찰 인사는 관련 법령에 따라 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뤄진다. 통상 위원회가 열리면 당일 오후나 다음날 오전 인사결과가 발표된다는 점에서, 검사장급 이상 인사 결과는 이르면 30일 오후, 늦어도 31일 오전 발표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검찰 간부 인사는 추 장관 취임 이후 두 번째로, 최근 검사장들의 잇단 사직과 함께 그 규모도 상당히 커지게 됐다. 이달 중순까지만 해도 검사장급 이상 자리가 비어 있는 곳은 6석에 불과했다. 하지만 윤 총장(사법연수원 23기)의 한 기수 선배인 김영대(22기) 서울고검장과 양부남(22기) 부산고검장이 지난 21일 각각 사의를 밝혔다. 윤 총장의 동기인 이정회(23기) 인천지검장과 송삼현(23기) 남부지검장도 인사를 앞두고 검찰을 떠나기로 했다.
또, 이날에는 조상준(26기) 서울고검 차장검사(검사장급)가 사의를 표명했다. 조 차장검사는 지난해 검찰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 당시 대검찰청 형사부장으로 윤 총장의 핵심 참모 역할을 했는데, 지난 1월 서울고검으로 발령나면서 ‘사실상의 좌천성 인사’라는 해석이 나왔다.
검찰 주변에서는 이번 인사의 키워드도 지난번과 같이 ‘윤석열 측근 배제’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최근 수사지휘권 파동을 겪으며 추 장관과 윤 총장의 관계가 더욱 틀어졌다는 점도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또, 윤 총장과 공개적인 마찰을 빚으며 ‘친정권 인사’ 이미지도 한층 강해진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유임 또는 고검장 승진 여부도 관심사다.
법조계의 시선은 추 장관이 이번에도 윤 총장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고 검사장 인사를 단행할지에 쏠려 있다. 앞서 추 장관은 지난 1월 검찰총장과 검사 인사에 대해 의견을 조율해 왔던 그동안의 관례를 깨고, 위원회 개최 직전에야 윤 총장에게 “의견을 보내라”고 통보했다. 의견을 듣는 ‘형식’만 갖추려 한다고 판단한 윤 총장은 이에 응하지 않았고, 추 장관은 그대로 인사를 단행했다.
위원회 개최를 불과 앞둔 이날 현재까지도 추 장관은 이번 인사와 관련해 윤 총장의 의견을 청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윤 총장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데, 이 경우 수사지휘권 파문이 가라앉은 지 2주 만에 또다시 법무부와 대검 간 갈등 국면이 재개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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