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당성 연구용역서 2027년 이후 추진 가능 전망
연구팀 100병상 규모에 세종충남대병원 연계 운영 제안
이춘희 세종시장의 민선3기 핵심 공약인 ‘어린이 전문병원 설립’이 장기간 지연될 전망이다. 병원 설립과 운영에 참여할 세종충남대병원과 지난해 말 이후 실무협의가 중단됐고, 전문기관의 연구용역에서 2027년 이후에나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제시됐기 때문이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지방선거를 목전에 둔 지난 2018년 5월 보육ㆍ교육분야 7대 공약을 발표하면서 1순위로 임기 마지막 해인 2022년까지 어린이 전문병원을 설립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아동청소년 비율, 출산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지만, 독립된 형태의 전문 의료시설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세종시 인구는 2020년 5월 말 기준 34만5,273명으로 이 가운데 19세 이상 아동ㆍ청소년 비율은 25.54%(8만8,209명)에 달한다. 인근 대전ㆍ충남ㆍ충북(17~18%)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세종시 아동ㆍ청소년 비율은 장기적으로도 전국 최고 수준일 것으로 전망된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를 보면 19세 미만 인구는 전국적으로 감소세로 접어들며 2047년 전국 평균이 12.8%에 그치지만, 세종은 19.5%(11만4,300여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시는 이에 따라 민선3기 시작 직후 2022년 어린이 전문병원 설계에 착수해 2024년 말 착공한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지난해에는 가천대 산학협력단에 사업타당성 연구용역을 의뢰해 올해 초 결과가 나왔다. 결과에선 소아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2~3차 의료서비스 공급, 인프라, 공익성 등을 고려할 때 어린이 전문병원 설립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병원 규모는 NK세종병원과 세종충남대병원 등을 고려해 100병상 정도가 적당할 것으로 봤다. 연구진은 또 현재 국내 대부분의 어린이전문병원이 국립대병원에 의해 운영되고 있는 점 등을 들어 세종충남대병원이 내에 운영하는 방안이 더 적절한 것으로 판단했다.
연구진은 하지만 경제성(B/C)이 0.13에 불과해 사업이 타당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했다. 또 세종시 보건의료분야 지출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인 점, 충남대병원이 세종충남대병원 개원 등에 어린이병원 건립 자금 유동을 확보하는데 3~4년 정도 필요한 점 등을 고려할 때 2027년 이후에나 사업 추진 검토가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이 시장 임기 내에 추진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고 연구진이 판단한 것이다.
시는 어린이전문병원 설립ㆍ운영에 있어 가장 중요한 파트너인 세종충남대병원과의 협업에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민선3기 출범 직후 충남대병원과 관련 협약을 맺었지만 지금까지 부지 선정과 확보 문제 등 후속 논의를 제대로 못했다. 지난해 말 이후에는 더이상의 논이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세종충남대병원 관계자는 "부지 등에 대해 구체적인 협이는 이뤄지지 않았고, 지난해 말 이후 실무협의는 사실상 중단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는 시장 공약이행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자 고민을 거듭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방안이나 대안은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용역 결과를 토대로 병원 설립 전까지 일부 어린이 의료 수요에 대응하는 방안 등 내부적으로 몇 가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시민주권회의에 안건으로 상정하고, 여러 방법으로 의견을 수렴해 최선의 방법을 마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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