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스포츠 유튜브에서 "가방에 여권, 광주 가려고"
시청자 항의 폭주 "관계자 퇴출...기아 중계 하지 마"
SBS스포츠 "광주 가고 싶단 뜻…편집 때문에 오해"
프로야구 선수 출신 안경현 SBS스포츠 해설위원이 광주를 비하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하면서 28일 온라인에서 뭇매를 맞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SBS스포츠 측은 해당 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한 후, 편집으로 인해 전체 맥락이 생략되면서 생긴 오해라는 취지로 공식 입장을 냈다.
안 위원이 SBS스포츠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ㅇㅈTV'가 25일 공개한 '최고의 포수를 찾아라'에 출연, 진갑용 기아 타이거즈 배터리코치와 통화하던 중 "나는 광주에 못 간다", "가방에 항상 여권이 있다, 광주 가려고"라고 말한 것이 발단이 됐다. 함께 출연한 SBS스포츠 김정준 해설위원과 윤성호 아나운서는 안 위원의 말에 웃음을 터뜨렸다.
기아 타이거즈는 광주에 연고를 두고 있다. 안 위원은 지난해 4월 SBS스포츠 '주간야구'에서도 정우영 아나운서와 광주 출장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중 "여권 가져가야 하나 모르겠어요"라고 말한 바 있다. '광주에 가려면 여권이 필요하다'는 표현은 광주가 대한민국이 아니라는 뜻으로, 일간베스트 등 일부 커뮤니티에서 지역 혐오에 사용돼 왔다.
문제의 유튜브 영상에 비판이 쏟아지자 SBS스포츠 측은 비공개로 전환했으나, 프로그램 시청자 게시판에는 안 위원과 관련자를 퇴출하고 기아 타이거즈 경기 중계도 중단하라는 항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이날 오후 '#지역혐오 SBS 사과해', '#안경현 지역혐오 사과해' 등의 해시태그가 실시간 트렌드에 올랐다.
시청자들은 "호남 혐오를 밥 먹 듯 하는데 앞으로 SBS는 기아 경기 중계권을 포기해라"(is****), "지금까지 여권 들고 오느라 수고했고 앞으로는 오지 말라"(mh****), "안 위원과 담당 PD 및 관계자 다 퇴출해라"(jm****), "문제가 될 만한 발언이라는 걸 아무도 몰랐다니"(fb****), "SBS 일베 논란은 왜 끊이지가 않는 거냐"(so****) 등의 의견을 남겼다.
SBS스포츠 'ㅇㅈTV' 측은 이날 오후 공식입장을 내 "안 위원은 인기 구단인 기아 타이거즈의 광주 구장 경기가 1순위 해설자에게 주로 배정돼 서운했던 심경을 에둘러 표현했으나, 긴 멘트가 짧게 편집되는 과정에서 다르게 해석될 수 있는 여지를 남겨 많은 분들에게 불편함을 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광주가 다른 나라 가기만큼 어렵고, 그래서 더 가고 싶단 심경을 간접 전달하는 과정에서 나온 멘트에 전체적 맥락이 생략되는 실수가 있었다"며 "흥행 구단인 기아 타이거즈 중계 배정을 받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한 안 위원의 속내를 잘못 해석될 수 있게 편집한 부분과 불필요한 오해를 야기한 점에 대해 다시 한 번 깊은 사과 말씀을 드리며, 향후 더욱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쓸 수 있는 제작진이 되겠다"고 했다.
안 위원은 1992년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에 입단해 SK 와이번스를 거치며 2010년까지 약 18년간 선수 생활을 했다. KBO 골든글러브 2루수 부문에서 2001년, 2003년, 2005년 무려 3차례 수상하는 등 활약한 후 은퇴, 2011년부터 SBS스포츠에서 해설위원으로 활동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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