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외국인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30)는 올해 프로야구에서 가장 위력적인 타자다. 도루 부문을 제외한 타격 7개 부문에서 2010년 이대호(롯데) 이후 10년 만의 7관왕을 노리고 있다. 27일 현재 로하스의 주요 기록은 타율 0.389 24홈런 105안타 63타점 61득점 장타율 0.744 출루율 0.447로 전체 1위다. 존재감만큼은 NC에서 3년간(2014~16) 뛰며 2015시즌 프로야구 최초로 ‘40(홈런)-40(도루) 클럽’에 가입한 에릭 테임즈(워싱턴) 못지 않다.
로하스의 괴력은 시즌 중반으로 향하는 시점에도 계속 이어졌다. 7월 한 달간 로하스는 타율 0.421에 7홈런 18타점 OPS(장타율+출루율) 1.316을 찍었다. 이 정도면 6월 최우수선수(MVP)에 이어 두 달 연속 월간 MVP를 노려볼만한 성적이다.
하지만 이달 타격 지표만 살펴볼 때 로하스보다 더 무시무시한 타자가 등장했다. SK 간판 타자 최정(33)은 시즌 초반 부진을 딛고 이달 들어 제대로 감을 잡았다. 7월 타율은 0.400로 로하스에게 조금 처지지만 홈런(8개)과 타점(20개) OPS(1.376)에서 앞섰다. 최근 10경기 성적은 타율 0.471에 5홈런 13타점 OPS 1.527의 무시무시한 성적표로 상대 투수에게 엄청난 위압감을 줬다. 개막 초반 22경기까지 1할대(0.197)에 머물던 시즌 타율은 어느덧 3할대(0.296) 진입을 눈앞에 뒀다.
한번 감을 잡으면 무섭게 치고 올라가는 최정은 27일 대전 한화전에서 시즌 16호이자, 통산 351홈런을 쏘아 올렸다. 이로써 역대 홈런 2위인 양준혁(전 삼성)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역대 1위 기록은 이승엽(전 삼성)의 467개다. 최정의 갑작스러운 반등에 박경완 SK 감독대행은 “(선수 시절부터) 오랫동안 알고 지냈지만 아직도 어떤 타자인지 도무지 감을 잡을 수 없다”며 웃었다.
프로 16년차인 최정은 좀처럼 자기 만족을 모른다. 3루수 골든글러브 6차례 수상, 우타자 통산 최다 홈런 기록 등을 세우며 ‘살아 있는 전설’로 불리지만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타격 슬럼프에 한번 빠지면 탈출하기까지 시간이 꽤 걸린다는 걸 스스로 잘 알고 있는 최정은 “기복을 줄여 오랜 기간 선수로 뛰고 싶다”며 매 시즌 종료 후 루틴과 타격 폼 수정에 많은 공을 들인다. 이번 시즌엔 지난해 타격 포인트가 뒤로 밀린다는 판단에 히팅 포인트를 앞에 두는 방식으로 개조했다. 하지만 지금의 타격폼도 아직 만족 못하는 분위기다. 때문에 그는 벌써부터 “올 시즌 후 다시 한번 변화를 줘야 할 것 같다”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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