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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증성 장질환’, 잘 알수록 '센 약' 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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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증성 장질환’, 잘 알수록 '센 약' 쓰지 않는다

입력
2020.07.27 22:32
수정
2020.07.27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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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염증성 장질환 환자 298명 추적 관찰

염증성 장질환을 잘 알수록 약한 약으로도 증상을 잘 조절할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염증성 장질환을 잘 알수록 약한 약으로도 증상을 잘 조절할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난치성 질환인 '염증성 장질환'에 대한 지식을 환자가 잘 알수록 독성이 강한 약으로 바꾸지 않고도 증상을 잘 조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혁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팀(제1 저자 박지혜 교수)이 2017~2019년 분당서울대병원 염증성 장질환 클리닉을 정기적으로 방문한 크론병 및 궤양성 대장염 환자 298명을 추적 관찰한 결과다.

연구팀은 10개 분야(장의 구조, 기능, 식이습관, 염증성 장질환의 역학, 일반 지식, 약제, 합병증, 수술, 생식, 백신 접종) 24개 질문지로 구성된 ‘염증성 장질환 지식 정도 평가도구(IBD-KNOW)’로 질환 관련 지식을 평가하고, 이후 치료 경과를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염증성 장질환에 대한 환자의 지식 수준은 흡연 여부, 질환 발견 나이, 질환 양상 등 다른 요인보다 증상 조절과 상관관계가 유의미하게 높았다.

조사 당시 24점 만점인 IBD-KNOW에서 강한 치료약으로 바꾼 경우가 16점 이상으로 높은 점수를 얻은 환자에서는 19.7%인데 비해 16점 미만의 낮은 점수를 받은 환자에서는 33.2%였다. 즉, 염증성 장질환에 대한 지식과 이해도가 높으면 약물 증강 없이 유지 요법을 지속할 수 있었다.

박지혜 교수는 “염증성 장질환을 정확히 알고 치료받으면 정상인처럼 생활할 수 있기에 염증성 장질환 증상이 의심되면 전문의와 상담해 적극적으로 자신의 질환을 파악하고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지난 6월 ‘PLos One’ 저널에 게재됐다.

궤양성 대장염ㆍ크론병이 대표적

염증성 장질환은 소장ㆍ대장 등 소화관에 염증이 계속 생기는데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이 대표적이다. 설사, 복통, 혈변, 체중 감소 등이 흔히 생긴다.

경증 단계에서 단순 장염과 혼동하거나 증상이 견딜만하다고 생각해 방치하는 환자가 많다. 그러면 장 협착, 장 폐색 등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기에 초기에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염증성 장질환은 약물로 증상을 완화한 뒤 상태가 유지되도록 억제하는 것이 치료의 목표다. 상태가 심하지 않으면 메살라민 같은 약한 약제로 염증을 조절해 증상이 없는 상태인 ‘관해(寬解)’를 유도한다.

반응이 없으면 면역조절제나 생물학적 제제 등 강력한 약물을 사용한다. 특정 약물을 사용해 관해 상태에 이르게 되면 종류와 강도를 유지한 채 주기적으로 투약해 증상이 다시 나타나지 않도록 억제하는 치료 방식이다.

문제는 사용 가능한 약제가 많지 않고, 효과가 강력한 약제는 부작용 우려도 있다는 점이다. 스테로이드제를 비롯한 면역조절제, 생물학적 제제는 감염ㆍ종양 등을 일으킬 수 있는데, 평생 관리해야 하는 질환인 만큼 치료 기간이 오래 되기에 가능한 한 부작용이 적은 약물을 사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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