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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물 빠진 지체장애 친구 구하려다 익사한 50대… 법원 “의사자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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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물 빠진 지체장애 친구 구하려다 익사한 50대… 법원 “의사자 인정”

입력
2020.07.27 16:55
수정
2020.07.27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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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바다 수영을 하던 중 위험에 빠진 지체장애 친구를 구조하려다 결국 익사한 50대 남성이 법원 소송을 거쳐 ‘의사자(義死者)’로 인정받게 됐다.

27일 법원에 따르면, 지난 2018년 8월 A씨는 회사 내 스킨스쿠버 동호회 회원들과 함께 강원도의 한 해수욕장에 가면서 친구 B씨도 데리고 갔다. 바다에서 20~30분간 스노클링을 하고, 백사장에 나와선 술과 안주를 먹으며 휴식을 취하는 식으로 물놀이를 하던 중 사고가 발생했다. A씨와 멀리 떨어져 있던 B씨가 허우적대며 구조를 요청한 것이다. A씨는 즉각 바다에 뛰어들어 B씨를 구하려 했으나, 물길에 휩쓸려 그만 자신이 숨지고 말았다.

A씨의 부인은 “남편이 타인의 생명을 구하려다가 사망한 점을 고려해 의사자로 지정해 달라”고 보건복지부에 신청했으나 거부됐다. 복지부는 ‘자신의 행위로 인해 위해에 처한 사람에 대해 구조행위를 하다 사망한 사람’을 의사자로 인정하지 않는 의사상자법 조항을 그 이유로 제시했다. 애초부터 B씨의 위험은 A씨 때문에 발생한 것이므로, A씨를 의사자로 볼 순 없다는 의미였다. 복지부는 “음주 상태로 바다에 들어가려는 B씨를 막지 않은 책임도 A씨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 박양준)는 최근 A씨 부인이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의사자 불인정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을 내리면서 “A씨를 의사자로 인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A씨가 B씨에게 음주를 적극 권하거나, 음주 후 수영이나 스노클링을 하자고 부추긴 사정이 없는 이상, 술을 마신 B씨가 바다에 들어가는 걸 막지 않은 사정만으로 ‘A씨가 B씨를 위험에 처하게 했다’고 평가할 순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A씨가 음주 후에도 3차례에 걸쳐 스노클링을 문제없이 하고, 몸을 가누기 어려운 상태도 아니었던 점에 비춰, ‘함께 술을 마신 사실’도 사고가 발생한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사고로 이어진 마지막 바다 입수는 B씨가 혼자 한 것이거나 먼저 앞서 나간 것으로 보인다"면서 A씨가 바다 입수를 적극적으로 권유했다고 볼 수도 없다고 판시했다. B씨가 비록 몸이 불편해도 기본적인 수영 실력이 있었다는 점도 A씨에 대한 ‘의사자 인정’에 유리한 점으로 참작됐다고 재판부는 덧붙였다.

최나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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