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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첫 군 위성 태운 '스페이스X', 머스크의 로켓이 특별한 이유

입력
2020.07.2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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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켓과 부품 '재활용' 성공…최단기 로켓 재발사 기록
추진체·페어링 2개 회수 성공…발사 비용 90% 아껴
"좀 더 싸게 우주 가겠다"는 도전 실현 가능성 높여

한국군의 첫 전용 통신위성 '아나시스(Anasis) 2호'를 실은 팰컨9 로켓이 20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 주 케이프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발사되고 있다. [플로리다 투데이 제공] 케이프커내버럴=AP 연합뉴스

한국군의 첫 전용 통신위성 '아나시스(Anasis) 2호'를 실은 팰컨9 로켓이 20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 주 케이프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발사되고 있다. [플로리다 투데이 제공] 케이프커내버럴=AP 연합뉴스

최초의 한국군 전용 통신위성 '아나시스(Anasis) 2호'가 우주로 나아갔죠. 이 역사적 순간을 함께 한 것은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의 민간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 였는데요. 20일(현지시간) 아나시스 2호를 쏘아올려 우주까지 배달해 준 것은 첫 민간 유인우주선 '크루 드래건' 발사에도 쓰였던 '팰컨9' 로켓이었습니다.

이 발사는 한국 뿐만 아니라 스페이스X에도 의미가 컸는데요. 이날 발사에서 스페이스X가 2가지 신기록을 세웠기 때문입니다. 로켓 발사에는 천문학적 비용이 필요하죠. 머스크의 로켓이 더욱 특별한 이유는 바로 '재활용'에 있습니다. 로켓과 부품을 재활용할 수 있다면 비용을 훨씬 절약할 수 있겠죠. 이 부분에서 또 한 번 세계 신기록을 경신한 것인데요.

51일만에 로켓 재활용 사상 최단기 기록

우리 군의 독자 통신위성 '아나시스(Anasis)' 2호를 실은 팰컨9 로켓이 20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발사돼 우주로 향하고 있다. 스페이스X 유튜브 캡처 뉴시스

우리 군의 독자 통신위성 '아나시스(Anasis)' 2호를 실은 팰컨9 로켓이 20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발사돼 우주로 향하고 있다. 스페이스X 유튜브 캡처 뉴시스

첫 번째 기록은 최단기 로켓 재활용입니다. 스페이스X가 이날 사용한 팰컨9은 지난 5월30일 크루 드래건을 발사했었죠. 51일만에 다시 성공적으로 발사한 것인데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왕복선 아틀란티스호가 1995년 54일만의 재발사 기록을 세운지 25년만에, 그보다 무려 3일을 단축해 최단기 재활용 로켓에 등극했습니다.

이날 아나시스 2호를 분리해 우주로 떼어보내고 나서도 팰컨9의 1단 추진체를 무사히 거뒀는데요. 거대한 엔진 9개를 장착한 이 추진체는 발사 8분 후 케이프 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동쪽으로 645㎞ 떨어진 대서양의 바다 위로 낙하했습니다. 이때 자체 추진력을 이용해 드론 선박 'JRTI(Just Read the Instructions)'에 무사히 안착했죠.

특히 아틀란티스호는 재발사에 15억 달러(약 1조7,900억 원)가 필요했지만 팰컨9은 100만 달러(약 11억9,800만원)만으로도 재활용 발사를 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로켓 발사비용의 60%는 1단 추진체에 들어간다고 하는데요. 2단 추진체가 20%, 페어링과 로켓 시험·조립이 각기 10%의 비중을 차지합니다.

'하나에 72억원' 페어링 2개도 성공적으로 회수

두 번째로 스페이스X는 이날 '페이로드 페어링(Payload Fairing)'까지도 성공적으로 회수하면서 또 다른 기록을 세울 수 있었습니다. 페어링은 로켓의 맨 윗부분을 감싸고 있는 부품인데요. 대기권을 통과할 때 우주선과 위성 등 탑재물을 보호하고 공기저항을 줄여주는 덮개 역할을 합니다. 페어링은 하나에 600만 달러(약 72억원)에 달하는데, 페어링이 바다에 빠지면 추적이 어려운데다 부식돼 재사용이 어렵습니다.

이 페어링을 2개 모두 회수한 것 또한 이번이 처음입니다. 회수는 대형 그물을 장착한 두 대의 배를 대서양에 띄워 떨어지는 페어링을 받아내는 방식으로 이뤄졌는데요. 지난해 스페이스X는 페어링 회수 실험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는데요. 당시 그물에 걸쳤다 바다에 빠져 결국 실패하는 모습이 안타까움을 자아냈죠. 머스크는 이날 페어링을 회수한 후 자신의 트위터에 "우주에서 떨어진 페어링을 낚아채는데 성공했다"고 글을 올려 기쁨을 표현하기도 했어요.

스페이스X는 재활용에 크게 공을 들여왔습니다. 창립 목적 중 하나는 우주 수송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것인데요. 2006년 이후 팰컨9을 비롯해 직접 제작한 로켓을 97번 발사해왔죠. 성공가도만 달려왔던 것은 아닙니다. 엔진 고장, 연료 누수 등 치명적인 실수도 하면서 파산 위기를 겪고 비웃음을 사기도 했어요. 그러나 꿋꿋이 도전해 2015년 처음으로 로켓을 회수, 2017년엔 회수한 로켓을 재활용해 발사하는데 성공합니다.

머스크는 2002년 인류의 화성 진출을 목표로 스페이스X를 만들었죠. 이를 위한 발판으로 일단 로켓 발사 비용부터 90%를 줄이려 하고 있는데요. 1단, 2단 추진체와 페어링을 모두 회수해 재사용한다면 가능하겠죠. 2단 추진체의 재활용은 아직입니다. 하지만 괴짜라 불리면서도 꿈을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민간 우주탐사의 새 장을 열어온 그라면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요. 또 다른 좋은 소식을 기대해봅니다.

이유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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