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념 보다 정책 이슈에 민감한 여당 핵심 지지층
‘야당 핑계’ 못 댈 사안에 여당 지지층 이탈 뚜렷
젊은 유권자들이 켠 경고등에 여당의 난색이 짙어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11주 연속 하락했다. 올해 최고치를 기록한 5월 1주 지지율은 71%였다. 이후 매주 하향 곡선을 그린 지지율은 11주 만에 45%(7월 4주)로 떨어졌다. 이를 두고 여권의 표정이 특히 심상치 않은 것은 무엇보다 핵심 지지층인 3040 지지율마저 눈에 띄게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20대의 지지율은 한 주 사이에도 10~12%포인트가 빠지고 회복하기를 반복하는 등 불확실성이 큰 상태다. 이념보다 생활 이슈나 정책 현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세대적 특성이 배경으로 지목된다. 평소 여권 지지 성향이 강하다 보니 여당에 책임 소재가 분명한 현안에 더 뚜렷하게 반응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갤럽이 21~2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자체 여론조사에 따르면 문 대통령이 직무 수행을 ‘잘 하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45%였다. ‘잘 못하고 있다’는 48%, ‘어느 쪽도 아니다’는 3%, ‘모름ㆍ무응답’은 4%였다. 지지율 최고점과 비교할 때 가장 많이 이탈한 세대는 40대와 30대다. 5월 1주 국정 지지도는 40대가 85%, 30대가 77% 였다. 이번 조사에서는 40대의 55%, 30대의 49%가 ‘잘 하고 있다’고 답했다. 각각 30%포인트, 28%포인트가 줄어든 수치다.
이 기간은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 전환 논란, 부동산정책 실효성 공방, 안희정 전 충남지사 모친상 조문 논란 등에 이어 고 박원순 서울시장 죽음을 둘러싼 여러 논란이 잇달아 이어진 시기다. 이념 관련 논쟁보다는 생활 이슈에 민감하고, 인권ㆍ젠더 감수성 관련 태도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세대별 특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26일 “단순하게 보면 지지율이 가장 높았으니 빠질 땐 그만큼 더 빠지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반대로 보면 가장 든든했던 집토끼마저도 변심한다고 할 만한 상황”이라 말했다. 논란이 된 현안들이 ‘야당과의 비교 우위가 성립되지 않는 이슈’라는 점도 영향을 줬다는 평가다. 즉 '야당 탓을 할 수 없는 사안'이 문제가 될 때 지지율 하락이 눈에 띈다는 것이다. 그는 “가동하지 않는 정책에 실망하는 정책의 위기, 여기에 남 탓만 하는 내로남불에 실망하는 정치의 위기 중첩이 이들 세대의 지지율 이탈 배경으로 보인다”고 했다.
단호한 내부 단속으로 핵심 지지층의 변심을 막아야 한다는 위기감은 여당 내에서도 커지는 상황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문제가 일어날 때마다 바깥으로 화살을 돌리거나 젠더 감수성, 인권 감수성이 바닥이라는 것만 연일 입증하는 방식으로는 신뢰를 회복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인정하고 사과할 땐 확실하게 하면서 혼선을 매듭지고 넘어가는 태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