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어 2년 연속 상반기 생활가전 매출 1위 차지
월풀 의존도 높은 미국시장 회복 여부가 하반기 관건
LG전자가 2년 연속 상반기 생활가전 매출에서 라이벌인 미국 월풀을 제치고 세계 1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월풀의 매출 의존도가 높은 미국 시장에 하반기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이 계속될 경우 LG전자가 영업이익에 이어 연 매출에서도 처음 글로벌 가전업계 정상에 오르리란 전망이 나온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월풀은 지난 22일(현지시간) 실적 발표를 통해 2분기 매출 20억4,200만달러(4조9,345억원, 분기 평균환율 기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22%, 전분기 대비 7% 감소한 수치다. 코로나19 탓에 미국 베스트바이 등 대형 가전매장이 셧다운(폐쇄)된 여파로, 다만 6월 들어 북미·유럽 판매가 회복되면서 매출 감소폭은 시장 예상보다 적었다.
LG전자의 2분기 매출은 월풀을 상회할 전망이다. 증권업계에선 이달 초 발표된 이 회사 잠정실적을 근거로 생활가전(H&A)부문의 2분기 매출을 5조2,000억~3,000억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월풀보다 2,000억~3,000억원가량 높은 수치다. 또 다른 경쟁사인 스웨덴 일렉트로룩스는 이 기간 2조9,627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LG전자 H&A부문은 올해 1분기에도 5조4,180억원의 매출을 올려 월풀(5조1,623억원)을 2,500억원 이상 앞섰다. 지난해 1, 2분기 각각 월풀보다 많은 매출을 올린 데 이어 2년째 상반기 가전업계 매출 1위를 기록한 것이다. 영업이익은 이미 LG가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월풀을 앞섰고, 올해도 1분기에 이어 2분기 우위가 확실시된다. 월풀의 2분기 영업이익은 7,700만달러(940억원)인 데 비해 LG전자 H&A부문은 5,000억~6,000억원대 흑자가 예상된다.
LG 가전의 상반기 실적을 뒷받침한 건 국내 시장이다. 매장 폐쇄가 거의 없었던 데다 스타일러, 건조기, 식기세척기 등 고가의 신(新)가전이 좋은 반응을 얻었다. 무더운 여름이 예고되면서 6월부터는 에어컨 판매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덕분에 전체 가전 매출의 35%가량이던 국내 매출 비중이 2분기 50% 수준까지 오른 걸로 알려졌다.
LG 가전 매출이 사상 처음 연간 1위까지 달성할지는 하반기 미국 시장 상황에 달렸다. 월풀은 총 매출의 56%(지난해 기준)를 미국에서 소화하고 있어 블랙프라이데이 등 하반기 특수에 매출 전반이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월풀은 하반기 U자형 실적 반등을 전망하고 있지만, 미국이 최근 코로나19 2차 유행 가능성이 제기될 만큼 상황이 심상치 않은 점이 변수다. 업계에선 월풀이 벌써 수년째 매출 정체를 겪고 있는 반면 LG전자는 새로운 유형의 프리미엄 제품을 앞세워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점을 들어 매출 순위 역전은 시간문제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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