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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치 소장이 코로나 개발?... 美보수진영 또 황당 음모론

입력
2020.07.26 14:00
수정
2020.07.26 14:07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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親트럼프 매체,? 악명 높은 음모론자 인터뷰
"파우치 소장이 코로나 개발해 중국에 넘겨"
근거 없는 주장 방송하려다 거센 비판에 보류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알레르기ㆍ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 UPI 연합뉴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알레르기ㆍ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 UPI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미국 보수진영이 제기하는 음모론의 끝은 어디일까. 그간 "중국이 의도적으로 바이러스를 퍼뜨렸다"던 보수진영에서 최근 결이 다른 음모론이 등장했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보건원 산하 알레르기ㆍ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코로나19를 '개발'해서 중국에 넘겼다는 주장이 그것이다. 미국 최대 지역방송사가 이런 황당한 음모론을 주장하는 보수인사 인터뷰를 내보내려다 거센 비난에 직면해 방송을 보류하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미국 전역에 191개 지역방송국을 보유한 싱클레어그룹의 주말 프로그램 '이번주 미국은'은 25일(현지시간) 코로나19 음모론으로 악명 높은 주디 미코비츠 인터뷰 방송을 예고했다. 온라인에 먼저 공개된 인터뷰 영상에서 그는 "파우치 소장이 원숭이 세포 내에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만들어 그 세포를 중국에 넘겼다"고 주장했다. 이 연구가 미국에선 불법이어서 중국으로 넘긴 뒤 연구 진행을 위한 자금을 지원했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방송에 동반 출연한 그의 변호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강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건 이 바이러스의 기원이 미국의 실험실이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방송 화면 자막 내용은 '파우치 박사가 코로나19를 만들었나'였다.

물론 증거는 아무 것도 제시되지 않았다. 의학연구소에서 일하다 해임된 후 반(反)백신론자로 활동해온 미코비츠는 이미 올해 초 제작한 동영상('플랜데믹')에서 "코로나19 백신은 수백만명을 죽일 것이다" "독감 백신이 코로나19에 걸릴 확률을 높인다" "해변의 모래와 미생물이 코로나19 치료에 도움을 주는데 해변 폐쇄는 미친 짓이다" 등 잘못된 정보와 주장을 펴면서 논란을 불렀다.

미 전역의 지역방송을 장악하다시피 한 싱클레어 측이 악명 높은 음모론자를 인터뷰한 것도 모자라 아무런 팩트 체크도 없이 일방적 주장을 담은 방송을 예고하자 언론의 책임을 방기했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싱클레어는 보수 편향의 논조를 펴는 대표적인 친(親)트럼프 매체 중 하나로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에 일조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이 매체와 종종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번 방송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파우치 소장을 트럼프 지지층에게 먹잇감으로 던지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싱클레어 측은 당초 빗발치는 비판에 아랑곳하지 않고 "우리는 해당 관점을 동의하거나 승인한 것이 아니다"면서 "아무리 논쟁적이더라도 표현의 자유를 지지한다"고 방송 강행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항의가 쏟아지자 당일 오후 "다른 관점과 추가적인 맥락을 제공하기 위해 방송을 연기한다"고 한 발 물러섰다.

워싱턴= 송용창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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