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37만달러 규모 '돈세탁' 관여 4개 기업 지목
북한 첩보기관인 정찰총국이 미국 달러를 이용한 대규모 자금 세탁에 연루된 기업들을 관할하고 있다고 미국 연방검찰이 밝혔다.
미국 연방경찰은 23일(현지시간) 공개한 소장에서 북한 은행을 대신해 미국 달러를 이용한 대규모 자금 세탁의 배후로 북한의 대외 공작을 총괄하는 정찰총국(RGB)을 지목했다고 25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보도했다. 연방검찰은 북한의 자금세탁에 관여한 혐의가 있는 4개의 익명 기업을 지목하고 이들이 불법으로 거래한 237만달러에 대한 자산 몰수를 요청했다. 4개 기업 가운데 핵심 2곳이 정찰총국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연방검찰은 지적했다.
소장에 따르면 연방 검찰이 회사 1, 2 라고 명명한 2개 기업의 불법 금융행위에 관해 청구한 금액이 약 191만달러로, 전체 몰수액의 80%가 넘는다. 검찰은 회사 1, 2가 정찰총국의 지시와 지도를 받으면서 운용되는 것으로 판단했다. 검찰은 '신뢰할 수 있는 기밀 정보원'이 제공한 자료를 바탕으로 정찰총국 관계자가 자금 세탁과 연관이 있는 청구서와 계약을 주고받았을 뿐 아니라 회사 1, 2에게 관련 대금 지불 요청을 했다고 밝히면서 대금 전달 대상자 중에는 중국의 주요 정유 회사인 수니코 (Sunico)가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정찰총국 관계자가 회사 1, 2에게 사업 거래를 쉽게 할 '조작된 기록'을 만들 것이라고 통보했다는 점도 밝히며, "이런 관행은 흔히 미국 달러에 대한 국제 전신 송금을 위한 증빙 서류를 요구할 수도 있는 은행들을 속이기 위해 행해진다"고 설명했다.
정찰총국은 미국과 유엔 제재 대상이다. 미국 재무부는 특히 이들이 불법 사이버 활동,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가 금지한 재래식 무기 거래 등 다양한 제재 위반 행위에 개입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미국 법무부 역시 연방수사국(FBI)과 국토안보수사국(HSI)이 국제공조를 바탕으로 북한 자금세탁에 관한 수사를 진행했다고 확인했다
닐 바티야 신미국안보센터(CNAS) 연구원은 VOA에 "제3국에 설립된 위장회사와 중간 매개자를 이용한 자금 세탁은 제재를 회피해 자금의 출처와 최종 목적지를 숨기려는 북한 정부의 행동 양태와 일치한다"고 지적하면서 "특히 이번 소송은 제3국의 사법기관들과 공조를 기반으로 했기에 가능했으며 금융기관에 경각심을 일깨웠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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