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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선박 104일째 센카쿠수역 진입... 日 "미중 갈등 불똥 튈라"

입력
2020.07.26 12:00
수정
2020.07.26 16:07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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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선박 역대 최장기 센카쿠열도 접속수역 항행
日방위백서 "中, 현상 변경 시도 집요하게 시도"
美와 직접 충돌보다 센카쿠를 시험대 삼을 수도

일본 해상자위대 소속 초계기 P-3C기가 2011년 10월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센카쿠열도 주변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교도 연합뉴스

일본 해상자위대 소속 초계기 P-3C기가 2011년 10월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센카쿠열도 주변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교도 연합뉴스


일본이 중국과의 영유권 분쟁 지역인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상황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중국 해경국 선박의 진입이 장기화하는 게 직접적인 원인이지만, 미국이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불법으로 규정하며 적극 개입을 천명함에 따라 날로 격화하고 있는 미중 갈등의 불똥이 옮겨붙을까 싶어서다.

일본이 센카쿠열도를 국유화한 2012년 9월 이후 중국 공선(公船)의 접속수역 진입은 계속돼 왔다. 그러나 중국의 해양 진출 강화 움직임이 미중 대립과 맞물리면서 센카쿠열도 주변에서의 충돌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중국 공선의 진입이 장기화하고 있다. 26일 기준 104일 연속 진입하면서 기존 최장기록인 64일(2019년)을 훌쩍 넘어선지 오래다. 중국 선박의 대형화도 눈에 띈다. 최근 접속수역에 진입하는 중국 공선은 일본 해상보안청이 대형 선박으로 분류하는 1,000톤급 이상보다 훨씬 큰 3,000~5,000톤급은 물론 1만톤급까지 등장했다. 되레 '영해상 불법조업 단속'을 주장하며 일본 어선들을 추격하는가 하면 대형 기관포를 장착하는 등 공격성도 한층 높아졌다.

일본은 근래 중국의 센카쿠 수역 도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무관치 않다고 보고 있다. 지구촌 전체가 어수선한 틈을 타 일본의 '실효적 지배'를 약화시키려는 것으로 판단하는 것이다. 중국 해경국이 2018년부터 중앙군사위원회 산하 인민무장경찰의 지휘를 받게 된 이후 도발 수위가 높아진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하고 있다.

실제 일본은 '2020년판 방위백서'에서 중국의 센카쿠열도 도발에 대해 "힘을 배경으로 한 일방적 현상 변경 시도가 집요하게 계속돼 매우 우려된다"고 기술했다. 올해 처음 등장한 '집요하게'라는 표현을 통해 중국의 해상 진출과 군비 증강에 대한 우려를 한층 부각시킨 것이다.

미국도 중국 측 움직임에 대한 경고의 수위를 높였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지난 13일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완전한 불법"으로 규정하고, 이틀 후엔 "중국이 영유권 또는 해양권을 침해한 국가들을 지원할 것"이라고 천명한 건 상징적이다.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 실질적으로는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지원하면서도 최소한 공식적으로는 당사국 간 해결을 촉구하던 기존 입장과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중국에 대한 미국의 압박은 그러나 일본에겐 불안감 고조로 나타나고 있다. "일련의 중국 측 움직임은 미국이 어디까지 대항할지 시험하는 측면이 있다"(고타니 데쓰오(小谷哲男) 메이카이대 교수)는 점에서다. 중국이 미국과의 직접적인 충돌보다 센카쿠열도를 시험대 삼아 도발을 시도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이다. 미국의 동맹으로서 대중 압박에 보조를 맞추면서도 내심 중국과의 충돌 가능성에 전전긍긍하고 있는 셈이다.

도쿄= 김회경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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