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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 커 포기했다”는 제주항공에, 업계 “부담 덜었다” 긍정적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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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 커 포기했다”는 제주항공에, 업계 “부담 덜었다” 긍정적 반응

입력
2020.07.24 12:09
수정
2020.07.24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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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포기한 23일 김포공항 주기장에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여객기가 멈춰서 있다. 서재훈 기자 spring@hankookilbo.com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포기한 23일 김포공항 주기장에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여객기가 멈춰서 있다. 서재훈 기자 spring@hankookilbo.com


“이스타항공으로 규모의 경제 달성하려 했지만 불확실성이 커 포기했다.”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가 이스타항공 인수포기를 공식화하며 직원들에게 설명한 발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가 인수를 결정적으로 접은 이유라는 의미다. 업계에서도 “재무부담을 줄인 결정”이라는 긍정적 평가가 나오고 있다.

2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김 대표는 전날 사내 게시판을 통해 이스타항공 인수 계약 해제에 관해 설명했다. 김 대표는 “국내 항공산업의 치열한 경쟁 구도하에서 양사의 결합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통한 효율성 극대화 달성을 추구하려 했다”며 “그러나 코로나19의 긴 터널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에, 국제선은 실질적으로 마비됐고 국내선에서 치열한 출혈경쟁이 지속하고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은 8월 말 이후부터는 끊기는 등의 최악의 상황”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한 항공산업 변화가 인수 불발에 결정적 영향을 끼쳤다는 설명이다.

김이배(오른쪽) 제주항공 사장과 최종구 이스타항공 사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LLC 사장단 간담회에 참석해 있다. 뉴스1

김이배(오른쪽) 제주항공 사장과 최종구 이스타항공 사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LLC 사장단 간담회에 참석해 있다. 뉴스1

김 대표의 발언처럼 현재 항공사들은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 상장 저비용항공사(LCC) 4개사의 경우 지난 1분기 현금성 자산(3,638억 원)이 전년 대비 61% 감소한 데다, 코로나19가 본격화한 2분기 상황을 감안하면 자본잠식 전망까지 나온다.

제주항공 역시 경쟁 LCC보다 운영기재에 대한 고정비가 높고 인건비 부담이 크다 보니, 여객수요가 확보되지 못한 1분기 1,000억 원 상당의 당기 순손실을 봤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계약 해지로 제주항공은 계약금 115억 원과 대여금 100억 원 등의 손실을 볼 수도 있지만, 인수로 인해 추가로 발생할 재무적 부담을 덜게 돼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항공기는 운휴로, 인건비는 휴직 프로그램으로 각각 경비 절감이 가능하지만, 분기당 500억 원에 육박하는 임차료 등 고정비는 줄이는 데 한계가 있다”고 했다. 여객수요가 없는 상황에선 이스타 인수가 수백억 원대 고정비 부담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스타항공이 청산되면 LCC의 공급과잉 부담이 완화된다는 의견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이스타항공 점유율(지난해 기준 국내선 9.8%, 국제선 3.3%)을 감안하면 향후 슬롯, 노선재분배 등을 통해 남은 LCC들에는 기회 요인이 된다는 전망이다.

다만 코로나19 장기화 속에선 업황 개선 방안을 찾기 힘들어 제주항공도 자금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이에 대해 김이배 대표는 “정부의 금융지원을 확보하고, 유상증자와 비용 절감 등 자구노력을 통해 소중한 일터를 지켜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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