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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위에 비친 빛의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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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위에 비친 빛의 향연...

입력
2020.07.27 04:3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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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 산 넘어 사라지고 사방에 어둠이 깔리면 수상좌대에 하나둘 불이 켜지고 물 위에는 빛의 향연이 시작된다.

노을이 산 넘어 사라지고 사방에 어둠이 깔리면 수상좌대에 하나둘 불이 켜지고 물 위에는 빛의 향연이 시작된다.

가끔은 세상과의 모든 인연을 끊고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을 때가 있다. 요즘같이 세상이 어수선할 때면 그 갈망은 더 커진다. 불현 듯 사회 초년병시절 나의 유일한 안식처였던 충북 진천 초평저수지에 있는 수상좌대 낚시터가 생각나 지난 주말에 찾아갔다. ‘수상좌대’란 물 위에 방갈로를 만들어놓고 그 위에서 조용히 낚시를 하는 곳이다. 코로나 19로 인해 레저활동도 비대면이 대세가 된 지금, 다른 사람들에게 간섭 받지 않고 사색하기에는 안성맞춤인 곳이다.

노을이 붉게 물들어갈 때쯤 도착한 낚시터에는 좌대로 낚시꾼들을 실어 나르는 조각배가 분주히 움직이면서 물 위에 흔적을 남기고 있었다. 그것도 잠시, 어둠이 깔리고 수상좌대에 불이 하나 둘 들어오면서 새 세상이 열렸다. 직접 낚싯대를 던져보지는 못했지만 물 위에 펼쳐진 빛의 향연을 보는 것만으로 난 위로를 받고 있었다. 긴 장마가 끝나고 이제 본격적인 휴가철이 다가오고 있다. 이럴 때 세상과 잠시 떨어져 고독을 즐길 수 있는 수상좌대를 찾아 심신을 치유하고 오면 어떨까.

선임기자 kingwang@hankooilbo.com

왕태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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