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의 독일 분데스리가 생활 뒤로하고 K리그 도전한 서영재... 팀 목표는 '승격'
“황선홍이잖아요. 그 분 밑에 있으면 더 발전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서영재(25)가 5년간의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생활을 마치고 K리그에 출격한다. 황선홍(52) 감독이 이끄는 대전하나시티즌을 택한 서영재는 국내 프로리그에서의 성공적인 데뷔를 위해 땀을 쏟고 있다.
서영재는 26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많은 분들이 기대하고 계신데, 빨리 적응해서 실망시켜드리지 않고 싶다"며 "팀에서 공격과 수비를 연결해 경기 진행을 유연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서영재는 국내 프로 무대 경험 없이 독일 무대로 진출했다. 차세대 풀백으로 주목받던 서영재는 한양대 재학 중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SV에 입단했다. 이후 MSV뒤스부르크를 거쳐 지난해 홀슈타인 킬로 이적했고, 국가대표 미드필더 이재성(28)과 한솥밥을 먹었다. 그런 그가 K리그 데뷔를 결심했다. 서영재는 "한국에서 뛰고 싶다는 생각은 막연하게 하고 있었고, 독일에서도 5년간 할 만큼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한국에서 뛰고 싶단 생각이 강해졌을 때, 시기까지 잘 맞았다"고 했다.
그는 K리그2(2부리그) 소속인 대전을 택했다. 황 감독 때문이다. 2002 한일월드컵 당시 초등학생이던 서영재의 마음 속엔 황 감독이 깊게 자리 잡았다. 자신을 '2002키즈'라고 표현한 서영재는 "감독님이 '황선홍'이잖냐"라며 "그런 지도자 밑에서 축구를 배우다 보면 실력도 많이 오를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실제로 감독님을 만나보니 TV에서처럼 차분하고 묵묵하셨다"며 "마르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체격이 크셔서 놀랐다"고 황 감독에 대한 첫인상을 설명했다.
같은 팀에서 뛰던 '단짝' 이재성도 한국행을 응원해줬다. 서영재와 이재성은 '연인 사이'라고 일컬어 질 정도로 잠 잘 때만 빼곤 온종일 함께 시간을 보냈다. 이재성에 대한 질문을 던지자 서영재의 입가엔 환한 미소가 번지기도 했다. 서영재는 "형이 너를 믿어줄 수 있는 팀, 네가 뛸 수 있는 팀으로 가라고 조언해줬다"고 했다. 그는 "형이랑 좋은 시간을 보냈으면 좋았을텐데, 떠나게 돼 아쉬웠다"며 "갈 땐 안아주면서 서로 '잘 지내라'며 쿨하게 헤어졌는데, 나중에 들어보니 (형이)뒤에서 슬퍼했다고 하더라"고 했다.
나이 차이가 나는 선수들과는 원활한 소통이 어렵던 독일과 달리 대전은 선배들이 먼저 손을 내밀어줬단다. 서영재는 "유럽이라 소통이 잘 되는 줄 알지만, 보수적인 부분이 있고 눈치도 많이 보게 된다"며 "반면 대전은 나이에 상관 없이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미리 이야기 해서 서로 불편 없이 생활하자는 분위기"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서영재는 입단 발표 후 12일 만에 처음으로 출전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22일부터 1군 훈련에 참가하기 시작했다는 그는 26일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2020 하나원큐 K리그2 12라운드 경기 전 "현재 몸 상태는 70~80% 정도 올라왔는데, 운동을 계속 하면 몸 상태가 좋아지고 있다"며 "감독님은 우선 적응에 초점을 두라고 주문하셨다"고 했다.
올 시즌은 '승격'의 해가 됐으면 한다. 그래서 아이폰 한글 자판의 'ㅅㄱ(승격)'과 같은 위치인 '54'를 등번호로 고르기도 했다. 그는 "뒷번호만 남아 있는 상황에서 번뜩 아이디어가 떠올랐다"며 "모든 선수가 K리그1(1부리그)에서 뛰고 싶은 마음이 큰 만큼, 올 시즌 꼭 승격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개인적인 목표론 대표팀 합류를 꼽았다. 서영재는 "축구선수로서 대표팀 합류는 당연한 꿈"이라면서 "대표팀을 가면 재성이 형도 만날 수 있다"고 '이재성 바라기'의 면모를 드러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