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부터 3차례 걸쳐 총 766억원...KAIST 개교 이래 최고 기부액
과학교육재단 설립해 세계 정상급 과학자 양성에 지원
노벨상 과학 분야 수상자 배출도 기대
“대한민국의 이름을 세계에 드높이는 일에 뜻깊게 활용해 달라.”
이수영(83ㆍ사진) 광원산업 회장이 평생을 일궈 모은 수백억원의 재산을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기부했다.
이 회장은 23일 오후 KAIST 대전 본원 학술문화관 스카이라운지에서 열린 기부약정식에서 676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출연해 ‘이수영 과학교육재단’을 설립키로 했다.
이 회장은 앞서 2012년 미국에 있는 80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2016년에는 10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기부했다. 이로써 이 회장의 총 기부액은 KAIST 개교 이래 최고액인 총 766억원에 달한다.
이 회장은 2012년 첫 기부를 하면서 KAIST와 인연을 맺은 뒤 이듬해인 2013년부터 지금까지 KAIST 발전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이 회장은 아낌없는 기부의 배경으로 “오랫동안 가까운 자리에서 지켜보니 KAIST는 우리나라 발전은 물론, 인류와 사회에 공헌할 최고의 대학이라는 믿음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이어 “우리나라 대표기업인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 석ㆍ박사 연구 인력의 25%가 KAIST 출신”이라며 “2019년 314조원의 매출로 국내총생산(GDP)의 16.4%를 차지할 정도의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시킬 수 있었던 것은 세계적인 과학기술 인재를 양성하는 KAIST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세상만사는 사람으로 시작해 사람으로 끝나기 때문에 KAIST는 사명감을 가지고 대한민국을 이끌 영재를 키워야 한다”며 “어느 대학도 못해낸 탁월한 성취를 이뤄내 대한민국의 이름을 세계에 드높이는 일에 이 기부가 뜻깊게 활용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회장은 “우리나라 미래를 위해 가진 것을 나눌 수 있어 정말 기쁘다”며 “기부 문화가 더욱 활성화되도록 더 많은 분들이 동참해 달라”고 덧붙였다.
KAIST는 이번 기부를 통해 설립되는 이수영 과학교육재단의 지원을 받아 ‘KAIST 싱귤래러티 교수’를 육성할 계획이다. 싱귤래러티 교수는 과학 지식의 패러다임을 바꾸거나 새로운 분야를 개척할 수 있는 교수, 인류 난제를 해결하고 독창적인 과학지식과 이론을 정립하는 교수를 선발해 지원하는 제도다. KAIST는 지속 가능하고 안정적인 연구 환경을 조성해 세계 최정상급 과학자를 배출하고, 노벨상 수상 가능성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싱귤래러티 교수로 선정되면 임용기간(10년) 동안 연구비를 지원하고, 논문ㆍ특허 중심의 연차 실적 평가를 유예한다. 임용기간이 종료돼도 연구진행 과정, 특이점 기술 역량 확보 등 평가에 따라 지원 기간을 추가 10년까지 연장해 준다.
KAIST 신성철 총장은 “평생 피땀으로 일군 재산을 아낌없이 내놓은 이 회장님의 결단에 경의를 표한다”며 “KAIST의 역할과 임무를 항상 마음에 새기고, 이 회장님의 뜻을 반드시 이루도록 모든 구성원들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경기여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서울신문을 시작으로, 한국경제신문, 서울경제신문 등에서 취재현장을 누비다 1971년 광원목장을 설립해 축산업을 시작했다. 이후 1988년 부동산 전문기업인 광원산업을 창업해 현재까지 회장을 맡고 있다. 2012년 KAIST 명예박사를 받았으며, 2018년에는 국민훈장 목련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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