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폭스바겐은 SK이노베이션 지원 사격
GM·오하이오주는 LG화학 편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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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배터리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그룹 로고. 한국일보 자료사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전기차 배터리 영업 비밀 침해 등으로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양사와 투자 및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한 완성차 회사들이 가세하며 대리전 양상으로 확대되는 분위기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받을 예정인 미국의 포드와 독일의 폭스바겐은 지난 5월 ITC에 '자사 전기차에 사용될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제조를 막지 않도록 구제 명령 범위를 제한해 달라'는 의견을 제출했다.
포드는 2022년까지 115억 달러를 투자해 전기차 모델 F-150을 출시할 계획이다. 포드는 ITC가 SK이노베이션에 대해 조기 패소 판결을 내린 데 대해 "전기차 배터리팩은 각 차량에 맞게 설계돼 있고, 인증 전 광범위한 테스트를 거쳐야하기 때문에 손전등 배터리처럼 쉽게 교환할 수 없다"며 "LG화학 배터리로 쉽게 교체할 수 있다면 이 같은 의견을 제출할 필요조차 없었을 것"이라며 배터리 공급 업체 변경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는 우려를 ITC에 전달했다. 그러면서 "지적재산권은 반드시 공익적인 측면과 결부지어 바라봐야한다"며 "미국의 공익을 해치지 않는 방법을 조사해 달라"고 촉구했다.
폭스바겐 역시 유사한 의견을 제출했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폭스바겐에 공급할 배터리 공장을 조지아주에 건설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ITC에 "만약 조지아 공장이 폐쇄된다면 큰 고용 기회를 날려버리게 될 것"이라며 "SK이노베이션이 폭스바겐과의 계약을 이행할 수 있도록 조지아에서 배터리를 제조할 수 있도록 허용해달라"고 요청했다.
양사는 ITC의 10월 최종 판결에서 LG화학의 승소 판결이 유지되면, 영업비밀을 침해한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부품 및 소재의 미국 내 수입이 금지돼 전기차 생산에 막대한 차질을 빚게 된다.
반면 LG화학과 전기차 배터리 합작사를 건설하는 GM과 합작공장이 들어설 오하이오주는 LG화학을 지원사격하고 나섰다.
마이크 드와인 오하이오주지사는 5월 ITC에 의견서를 제출해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의 지적재산권을 훔쳤다"며 "이런 불공정을 시정하지 않으면 미국에서 최소 일자리 1,000개 이상을 창출할 LG화학의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고 밝혔다.
GM은 이보다 앞선 4월 제출한 의견서에서 "지적재산과 영업비밀은 철저히 보호돼야 한다"며 LG화학에 힘을 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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