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스트 문제일 뇌인지과학전공 교수 연구팀콧물 속 지표 검사로 알츠하이머성 치매 진단
"독감검사 수준 비용ㆍ편리성 진단키트 개발 중"
콧물 한 방울로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진단(선별)할 수 있는 신기술이 개발됐다. 조기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한 치매 예방과 치료법 개발에 전기가 될지 주목된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디지스트) 뇌ㆍ인지과학전공 문제일 교수와 손고운(제1저자) 석박사통합과정생 연구팀은 치매환자의 콧물에서 알츠하이머성 치매의 핵심 바이오마커(몸 안의 변화를 알아낼 수 있는 단백진 등 지표)인 아밀로이드-베타(Aβ) 응집체(덩어리) 발현량이 증가하는 것을 규명하고 이를 이용한 치매환자 조기 선별기술을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연구엔 가천대 이영배 장근아 교수, 경희대 황교선 교수, 연세대 김영수 교수 연구팀이 공동으로 참여했다. 논문은 세계적 학술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 7월8일 온라인에 게재됐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바이오ㆍ의료기술개발사업으로 수행됐다.
문 교수 연구팀은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치매센터 2019년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60세 이상 인구의 7% 이상(82만 명)이 치매를 앓고 있고, 이 중 70% 이상이 알츠하이머성이라고 밝혔다. 또 이 중 60% 정도는 경미한 상태로, 조기진단을 통한 조기치료로 진행을 막거나 늦출 수 있는 상태로 파악된다. 하지만 진단을 위해선 인지검사는 물론 고비용의 뇌영상촬영이나 고통이 심한 뇌척수액검사 등이 필요해 조기진단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진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의 치매환자 연간 관리비용은 16조원에 이르고, 30년 후에는 치매환자는 4배, 관리비용은 8배나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팀은 치매 초기에 주로 나타나는 후각기능 이상에 주목, 환자의 콧물 시료에서 수용성 Aβ 응집체를 검출했다. 또 경ㆍ중등도 인지저하 그룹과 같은 연령대 대조군(정상) 그룹 사이에 유의미한 차이도 확인했다. 대조군보다 환자 그룹에서 Aβ 응집체가 더 많이 검출됐다는 것이다.
이어 지난 3년간 ‘종단 코호트 연구’를 통해 콧물 속에 Aβ 응집체 발현이 많은 환자들은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3년 이내에 인지능력이 더 악화함도 확인했다. 콧물 속 Aβ 응집체 양에 따라 향후 알츠하이머성 치매 진행의 심각도를 미리 예측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문 교수는 “많은 치매 환자들이 초기관리에 필요한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는데, Aβ응집체 검사 정확도가 86%여서 초기 의심환자 선별에 기여할 것”이라며 “일선 병의원에서 독감검사 정도의 비용으로 편리하게 검사할 수 있는 수준의 조기선별키트를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문 교수는 이 방법이 다른 검사 없이 알츠하이머성 치매 여부를 100% '진단'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치매 진단검사는 인지능력검사, 뇌영상촬영, 뇌척수액검사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최종적으로 전문의가 판단하게 된다"며 "이를 위해 최소 100만원 이상 많은 비용이 들어 검사를 주저하는 경우가 있는데, 우리가 개발중인 '선별키트'로 1차 검사를 해보고 의심이 들면 정밀검사를 실시해 최종 '진단'을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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