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비난하며 개인사업에 중국산 물품 대거 수입
주영 대사에게 본인 리조트서 골프대회 유치 압력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에 대한 이중적 태도와 사익 추구 행위가 도마에 올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책임론과 홍콩 국가보안법 문제 등으로 중국을 강도 높게 비난하면서도 정작 개인사업에선 중국산 제품을 대량 수입한 데 대해 '중국의 노리개'라는 원색적인 비난이 쏟아졌다. 영국 주재 미국대사에겐 본인 소유 리조트의 골프대회 유치를 압박하는 추악한 민낯도 드러났다.
미국 CNN방송은 2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것 같지만 정작 본인 소유의 사업장에선 중국산 제품을 대거 수입했다"고 폭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뉴욕의 트럼프 인터내셔널호텔과 로스앤젤레스(LA)의 트럼프 내셔널골프클럽에선 각각 6톤, 2톤 규모의 중국산 테이블, 목재, 유리 진열장 등을 들여왔다. 앞에선 중국을 향해 막말에 가까운 비난을 쏟아내면서 뒤로는 중국산 물품을 수입하는 이중성을 보인 것이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중국의 코로나19 확산 책임론을 제기하며 "전 세계적인 대규모 살상" 같은 자극적인 단어로 트윗을 도배하던 바로 그 순간에 중국 상하이로부터 골프클럽에 설치할 목재와 진열장을 수입하고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아들에게 경영을 맡겼다지만 지난해에 미국산 제품 구매를 장려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던 것과는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게 CNN의 지적이다. 매체는 관련 보도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중국의 노리개'라고 비난했다.
중국에 대한 이중적 태도와 좌충우돌 양상은 이날 3개월만에 재개된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브리핑에서도 드러났다. 그는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라고 칭하면서도, 백신 개발과 관련해선 "중국 과학자들이 먼저 백신을 개발하면 중국과도 협력할 수 있다"는 선뜻 납득하기 어려운 발언을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이용해 사익을 취하려 한 정황도 포착됐다. 뉴욕타임스(NYT)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에) 주영 대사에게 자신 소유의 리조트가 4대 메이저 골프대회 중 하나인 브리티시오픈을 유치하도록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로버트 우디 존슨 대사는 실제로 스코틀랜드 국무장관에게 현지에 위치한 턴베리 리조트에서 브리티시오픈이 열리도록 도움을 청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비윤리적인 지시를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한 루이스 루켄슨 부대사는 경질됐다.
이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법적 책임을 져야 할 수도 있다. 대통령을 포함한 미국의 연방 공무원들은 외국 정부로부터 보상을 포함한 선물ㆍ보수 등을 받는 게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 윤리 전문가들은 "대통령의 행동에 의해 유발됐을 수 있는 보수 조항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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