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ㆍ수출? 겨냥 자체 생산시설 구축
위생기업 긍정 이미지 향상 기대
남다른 마스크 찾는 충성고객 확보
중소기업 위주로 생산·판매되던 마스크 시장에서 패션, 제약업체들이 잇따라 보폭을 넓히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잦아든 뒤에도 개인위생과 전염병 예방을 위해 마스크 착용이 빈번해질 거라는 전망에 따라 이를 신사업으로 삼고 적극 투자하기 시작했다.
22일 의류업체 쌍방울에 따르면 이 회사가 전북 익산에 총 350억원을 들여 지은 대규모 마스크 제조공장과 연구시설이 다음달 설비 도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현재 월 2,000만장인 마스크 생산량은 9월부터 1억장으로 늘게 된다. 쌍방울은 코로나19 확산 초기부터 OEM(주문자 상표부착 생산) 방식으로 보건용 마스크와 천 마스크를 공급해왔다. 쌍방울 관계자는 “코로나19 외에도 미세먼지와 황사 등이 지속되며 마스크가 필수품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원활한 공급과 편리한 구매를 위해 자체 설비를 구축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쌍방울의 마스크 사업에는 계열사가 총동원된다. 익산공장은 제품 생산, 비비안은 디자인과 영업, 미래산업(반도체 검사장비 제조기업)은 설비 공급을 담당한다. 나노스(카메라 필터 제조기업)에 해외영업과 글로벌 유통을 맡기며 마스크 수출도 내다보고 있다. 코로나19로 의류산업이 어려워진 만큼 새로운 성장 기반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제약기업 JW그룹도 마스크 사업을 본격화했다. 보건용, 일회용, 비말차단용 등 제품을 다양화했고, 내수와 수출 판로도 확보했다. 마스크 가격은 의약품과 비교하면 크게 낮다. 하지만 대규모 물량을 장기 거래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보건용 마스크 한 장의 유통 마진은 50원 안팎이지만, 한번에 수천만장씩 계약하기 때문에 사업성이 있다”고 귀띔했다.
제약업체 입장에선 수요가 많은 마스크를 거래하며 새로운 의약품 유통 판로를 모색하고, 위생을 중시하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도 쌓을 수 있다. JW그룹 관계자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엔 새로운 감염병에 대한 우려가 계속될 거란 예상이 많은 만큼 효율적인 생산·유통 시스템을 구성해 국내외에 좋은 품질의 마스크 제품을 원활하게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위생용품기업 모나리자도 OEM과 자체 생산을 병행하기 위해 전북 전주에 30억여원을 들여 마스크 공장을 짓고 있다. 다음달 본격 가동에 들어갈 이 공장은 일반인도 견학이 가능한 ‘오픈 팩토리’다. 마스크 생산 시설을 개방해 기업과 제품의 신뢰도를 높이겠다는 목적이다.
패션업체들은 마스크로 새로운 충성 고객층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출시한 쥬시꾸뛰르 마스크는 가격이 1만원이 넘는데도 5번째 추가 발주가 들어갈 만큼 인기를 모으고 있다. 쥬시꾸뛰르 마스크는 천에 필터를 끼워 쓰는 제품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얼굴 선이 드러나는 밀착감과 브랜드 로고를 선호하는 20대 초반이 주로 찾는다”며 “마스크가 일상화하면서 남들이 안 쓰는 제품을 찾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3만원대 후반의 나노필터 면 마스크를 내놓았다. 코와 닿는 부분에 받침을 넣어 콧대를 세워주면서 공간도 확보해 숨 쉴 때 달라붙지 않고 얼굴을 입체적으로 보이게 한다는 설명이다. 삼성물산 패션 부문 관계자는 “입체 패턴과 고급 소재를 바탕으로 차별화한 마스크를 찾는 고객들을 겨냥한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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