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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알리페이' 미국 대신 홍콩ㆍ상하이 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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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알리페이' 미국 대신 홍콩ㆍ상하이 상장

입력
2020.07.21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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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페이 운영사 앤트 그룹, 동시 상장 계획 발표
준비하던 나스닥 상장은 미중 갈등으로 고비 맞아
기업 가치 2,000억달러 추정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금융 자회사인 앤트그룹이 운영하는 모바일 결제시스템 '알리페이' 애플리케이션 모습. AP 연합뉴스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금융 자회사인 앤트그룹이 운영하는 모바일 결제시스템 '알리페이' 애플리케이션 모습. AP 연합뉴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의 금융 자회사 앤트그룹(옛 앤트파이낸셜)이 미국이 아닌 중국 상하이와 홍콩 증시에 동시 상장을 추진한다. 오랜 기간 미 나스닥 상장을 준비했지만 최근 미중 갈등이 격화하면서 중국 증시를 선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앤트그룹은 '중국의 나스닥'으로 불리는 상하이증권거래소 '과학혁신판(科創板ㆍ스타마켓)'과 홍콩거래소(HKEX)에서 동시 상장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상장 시기와 조달 규모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다만 앤트 그룹은 전 세계 9억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한 모바일 결제시스템 '알리페이'를 운영하는 회사로 기업가치가 2,000억달러(약 240조원)를 상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미국의 대표적 상업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2,050억달러)와 비슷한 규모다. 중국국제금융공사(CICC), 씨티그룹, 모건스탠리, JP모건 등이 앤트그룹의 상장을 맡을 금융기관으로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앤트그룹의 중국 증시 상장은 미중 갈등이 낳은 상징적 사건이란 게 중론이다. 기업 규모를 볼 때 자금 조달력만 보면 미국 증시 선택이 합리적이지만 정치적 상황을 고려해 중국 증시로 방향을 틀었다는 분석이다. 앞서 앤트그룹 모회사 알리바바는 2014년 미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갈수록 세지는 미국의 대중 압박은 중국 기업으로선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지난 5월 사실상 중국 기업 퇴출을 위한 '외국 기업 책임법'이 미 상원을 통과했고 최근에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공상당원에 대한 입국 금지까지 검토하고 나선 상황이다. 공상당원인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馬雲)으로선 우려가 클 수밖에 없다.

중국 정부의 홍콩 통제 강화도 중국 기업에 변수로 작용한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미국에 이미 상장한 중국 기업마저도 홍콩 증시에 중복 상장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의 홍콩 통제 강화가 외국 기업에게는 불안 요소인 반면 중국 기업 입장에서는 홍콩으로 돌아가는 게 안전한 선택이기 때문이다. 다만 SCMP는 "앤트그룹은 '금융기업'으로 공적인 성격이 강한 특수성 탓에 (알리바바 등과 달리) 중국 증시를 선택했다"는 다른 관점의 분석을 제시하기도 했다.

진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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