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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만 찍고 기부금 못 받았다" 턱암 환자 남편의 거짓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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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만 찍고 기부금 못 받았다" 턱암 환자 남편의 거짓 폭로

입력
2020.07.21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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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 추적에 "400여만원 받아 소 샀다" 실토
인니 네티즌 "현금 지급 대신 재단이 관리해야"

턱암을 앓고 있는 여성의 가족이 기부 액수가 적힌 약정 증서를 들고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콤파스 캡처

턱암을 앓고 있는 여성의 가족이 기부 액수가 적힌 약정 증서를 들고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콤파스 캡처


턱암을 앓고 있는 아내를 돕기 위한 기부금을 한 푼도 받지 못했다는 남편의 거짓 폭로가 인도네시아 네티즌들을 두 번 분노케 했다. 그는 돈은 주지 않고 사진만 찍어간 ‘가짜’ 기부자들을 탓했으나 실제 기부자들이 의문을 제기하고 네티즌들이 추적에 들어가자 결국 “돈을 받았다”고 실토했다. 네티즌들은 처음엔 가짜 기부 주장에, 이후엔 거짓 증언에 분노했다.

21일 자카르타포스트 등에 따르면 중부자바주(州) 보요랄리의 A씨는 11년 전부터 턱암 투병 중인 아내를 돕겠다는 사람들이 수없이 찾아왔지만 기부 액수가 적힌 약정용 기념 촬영만 하고 정작 기부금은 한 푼도 주지 않았다고 17일 언론 인터뷰에서 주장했다. 기부가 모두 가짜였다는 것이다. 인터넷에선 A씨 부부에 대한 동정 여론이 커졌다.

그러나 가짜 기부자들의 행태에 분노한 네티즌들이 사실 관계 파악에 나서고 기부자들이 반박하자 A씨는 며칠 만에 입장을 번복했다. “사실은 지금까지 기부자들로부터 5,000만루피아(약 410만원)를 받아서 소 두 마리와 오토바이를 사고 생활비로 썼다”는 것이다. 5,000만루피아는 어지간한 자카르타 노동자의 1년치 벌이다. A씨는 “수술을 하려고 할 때마다 아내 상태가 좋지 않아 계속 미뤘고 그 과정에서 기부금을 자녀 5명의 학비 등으로 썼다, 잘못을 용서해달라”고 사정했다.

A씨 아내(45)는 2009년 턱 밑에서 악성 종양이 발견됐다. 종양이 차차 커지면서 혀가 밖으로 튀어나와 먹는 것도, 말하는 것도 어려운 상황이다. 지역 보건당국은 A씨 아내의 치료와 수술을 위해 다방면으로 지원했다는 입장이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2009년 발병 당시 A씨 아내가 임신 중이어서 아기를 위한 우유도 제공했다”라며 “많은 사람들이 부부를 위해 기금을 마련하고 실제 지원했다”고 밝혔다.

A씨 아내에게 전달된 기부금 일부는 생활비, 학비 등으로 쓸 수 있었으나 굳이 A씨가 “한 푼도 받지 못했다”고 거짓말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자신의 딱한 처지를 거짓을 섞어서라도 극적으로 알려 더 많은 기부를 받으려 했던 것으로 추정될 뿐이다. 네티즌들은 “A씨의 잘못된 돈 관리와 욕심 때문”이라고 성토하면서 “기부금을 당사자에게 현금으로 직접 주는 대신 관련 재단을 통해 씀씀이를 관리하는 방식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자카르타= 고찬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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