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도 '노 마스크'를 고집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돌연 마스크 예찬론자로 변신했다. 코로나19 백악관 브리핑도 재개하기로 했다. 11월 대선을 의식해 전략 수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우리는 보이지 않는 '중국 바이러스'를 무찌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많은 이들이 사회적 거리두기가 어려울 때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애국이라 한다"고 썼다. 그러면서 "여러분이 가장 좋아하는 대통령인 나보다 더 애국적인 사람은 없다!"고 강조했다. 게시글 아래에는 지난11일 메릴랜드주(州) 월터 리드 군의료센터 방문 때 공식석상에서 처음 마스크를 착용했던 사진도 붙였다.
이에 미 CNN방송은 소식통을 인용해 "대통령이 저조한 여론조사 결과에 자극 받고 마음을 돌렸다"고 전했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참모들의 권유에도 한결같이 마스크 착용을 거부해왔다. 그러다 지난주 재선캠프 회의에서 "내부 여론조사에서도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부정평가가 높다"는 지적이 나오자 한 발 물러섰다는 후문이다. 참모들은 "마스크 착용은 미국인 다수에게 호응을 얻을 수 있는 손쉬운 방법"이라고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브리핑에도 다시 참석할 방침이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최근 플로리다, 텍사스 등에서 발병이 크게 늘었다"며 "우리가 할 일은 내가 참여해 브리핑을 시작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브리핑은 백신과 치료법에 관해 우리가 어디에 도달했는지를 대중에 알리는 좋은 방법"이라며 "아마 내일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 역시 '코로나19 대응 미흡' 오명을 씻고 국가적 위기를 진두지휘하는 지도자의 모습을 부각하려는 차원이라고 의회 전문매체 더힐은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참여하는 브리핑이 재개되는 건 약 3개월만이다. 그는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던 3, 4월에 매일 브리핑을 주재했지만, 비과학적 주장과 야당 주지사 때리기 등 돌출 발언으로 혼란만 키운다는 비판이 커지자 돌연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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