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 기준 영업손실 1085억원… 매출도 6조원 밑돌아?
"자동차용 강판 수주 급감… 3분기엔 최대 80% 회복 예상"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사로 10년 연속 1위에 오른 포스코마저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몰고 온 보릿고개를 버텨낼 재간은 없었다. 포스코는 2000년 분기 단위 실적 공시를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별도 기준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12년 만에 감산… 6조원대 매출마저 내줘
포스코는 21일 컨퍼런스콜로 진행된 기업설명회에서 별도 기준으로 매출액 5조8,848억원, 영업손실 1,08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분기 6조9,699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나름 선방했지만, 2분기에는 철강 수요 감소 영향이 본격화하면서 매출액이 약 15.6% 곤두박질쳤다. 지난해 분기마다 꾸준히 7조원대의 매출을 올리다가 올해 1분기 7조원대가 무너지더니 2분기엔 6조원선마저 내줬다. 그만큼 철강 수요 감소폭이 크다는 뜻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2분기 실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자동차용 강판 수주 급감"이라며 "해외 자동차 업체들이 공장 가동을 중단한 탓에 코로나19 이전엔 분기당 300만톤이던 자동차 강판 생산량이 절반 이상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수요 절벽에 대응하기 위해 포스코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2년 만에 감산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포스코 측은 "2분기 조강 및 제품 생산량은 전 분기 대비 각각 127만톤과 87만톤, 판매량은 85만톤 감소했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또 포항 1고로를 내년에 폐쇄할 예정이며, 시기는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결정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로써 내년에도 자연 감산분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포항 1고로는 1973년 6월 첫 가동됐으며, 현재는 효율성이 한계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철광석 가격 급등에 마진 '뚝'… 사상 첫 분기 적자
매출보다 더 큰 문제는 영업이익 급감이다. 매출이 수요·공급에 따른 제품 판매를 보여준다면, 영업이익은 원자재 가격이 반영된 마진을 나타낸다.
포스코는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된 지난 분기 별도 기준 4,581억원의 영업이익(매출액 6조9,699억원)을 올리며 6.57%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률이 5%(매출액 7조3,453억원, 영업이익 3,671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적게 팔았지만 이익은 더 많이 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2분기에는 사정이 달라졌다. 수요 감소로 판매가격은 하락했는데,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이 치솟으며 제조 원가가 상승한 탓에 1,000억원 넘게 적자를 봤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올해 5월 1일 톤당 83.06달러에 거래되던 철광석 가격은 이달 17일 111.7달러까지 가파르게 치솟았다. 두 달 반만에 가격이 약 34.5%나 오른 것이다.
'자회사 덕' 연결기준 흑자… "3분기 철강 부문 회복할 것"
철강 부문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포스코는 자회사 실적을 합친 연결 기준으론 2분기 매출 13조7,216억원, 영업이익 1,67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순이익은 1,049억원이다.
포스코 측은 "글로벌인프라 부문에서 포스코인터내셔널 미얀마 가스전의 판매 호조, 포스코건설의 건축 및 플랜트사업 이익 개선, 포스코에너지의 터미널사업 확장 등 핵심 산업에 대한 수익성 개선 노력을 통해 양호한 실적을 보이며 철강 부문의 부진을 만회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철강 부문 역시 2분기를 저점으로 3분기부터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철강 가격이 4월 저점을 찍은 후 6월부터 본격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원료 가격이 강세를 유지하고 있어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수출 가격은 글로벌 시황에 맞춰 톤당 20~30% 인상해 7월부터 실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포스코는 또 3분기에는 자동차 제품 수요 역시 코로나19 이전의 80% 수준까지 회복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철광석 가격도 하향 안정화하며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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