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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최고 행정기관 '의정부' 복원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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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최고 행정기관 '의정부' 복원될까

입력
2020.07.20 17:28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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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열린시민마당 '의정부 터' 국가문화재 지정
서울시 "

6조거리에 면한 의정부 부속 건물들이 광화문 오늘쪽으로 보인다. 서울시 제공

6조거리에 면한 의정부 부속 건물들이 광화문 오늘쪽으로 보인다. 서울시 제공


서울 광화문광장은 조선시대 ‘6조 거리’로 불렸다. 이ㆍ호ㆍ예ㆍ병ㆍ형ㆍ공조 등 나랏일을 나눠 보던 6개 중앙 관청들을 양쪽으로 끼고 있던 큰 길이었다. 경복궁 가까운 쪽으로는 삼군부, 의정부, 한성부, 사헌부 등도 광화문 앞으로 도열, 위엄을 뽐내던 곳이다. 그러나 삼군부 자리에는 현재 정부서울청사와 외교부 청사가, 사헌부 병조 자리에는 세종문화예술회관이 들어서 있다. 또 한성부 이조 예조 호조터 등에도 문화체육관광부, 미국 대사관, KT본사 등이 서면서 옛 관청 흔적은 완전히 사라진 상황. ‘운 좋게’ 대규모 지하개발 사업에서 비켜서 있던 ‘의정부’ 터(의정부지ㆍ議政府址)가 국가지정문화재가 된다.

서울시는 종로구 세종로 76-14일대 '의정부’ 터가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심의에서 문화재 사적으로 지정예고됐다고 20일 밝혔다. 2013년 ‘조선어학회 선열 상징조형물’ 설치 장소로 낙점된 뒤 이뤄진 매장문화재 발굴 과정에서 말로만 떠돌던 의정부 유구(옛 건축물 흔적)가 실제로 발견된 지 7년 만의 일이다.

6조 거리 양쪽으로 자리를 잡고 있던 조선시대 중앙 관청들. 서울시 제공

6조 거리 양쪽으로 자리를 잡고 있던 조선시대 중앙 관청들. 서울시 제공


의정부는 1400년(정종 2년)부터 1907년까지 영의ㆍ좌의ㆍ우의정 등이 국왕을 보좌하면서 국가 정사를 총괄하던 조선시대 최고 행정기구다. 임진왜란 때 화재로 건물이 훼손됐다가 흥선대원군 집권 후 1865년 경복궁과 함께 재건됐다. 이후 일제강점기와 산업화 도시화 과정에서 역사적 경관이 대부분 훼손됐다. 의정부 터에는 1990년대까지 여러 행정 관청이 자리했으며, 1997년부터 서울시가 '광화문 시민열린마당'(공원)으로 사용해왔다.

시는 2013년 부분 발굴조사를 통해 옛 의정부의 유구(遺構·건물의 자취)와 유물을 처음 확인하고 2015년부터 학술연구를 진행했다. 그 동안 사료를 통해 추정한 의정부 주요 건물 3채의 위치와 규모를 확인했고, 삼정승의 근무처였던 '정본당'을 중심으로 양옆에 '협선당'(종1품·정2품 근무처)과 '석획당'(재상들의 거처)이 나란히 배치된 모양새다. 후원에 연지(연못)와 정자가 있던 흔적도 발굴했다.

발굴조사가 진행중인 옛 '의정부' 터. 유구와 유물을 처음으로 확인한 이후 7년 만에 의정부 터가 국가지정 문화재가 됐다. 서울시 제공

발굴조사가 진행중인 옛 '의정부' 터. 유구와 유물을 처음으로 확인한 이후 7년 만에 의정부 터가 국가지정 문화재가 됐다. 서울시 제공


시 관계자는 “1865년 고종이 직접 쓴 정본당 현판(국립고궁박물관 소장) 크기가 가로 2m, 세로 1m에 달한다”며 “이로 미뤄 의정부 건물의 규모와 위용이 궁궐 전각에 뒤지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이번 발굴 과정에서 기와 조각과 도자기(청자·분청사기·청화백자) 조각 등 조선시대 유물 760점도 출토됐다.

그 동안의 발굴에서 1910년 일제가 이곳에 건립한 옛 '경기도청사' 건물터(1967년 철거)의 벽돌 기초도 찾아냈다. 붉은 벽돌로 지어진 이 건물은 1960년대까지 정부청사 별관 등으로 쓰였다. 시는 이런 발굴·조사 결과를 토대로 지난해 2월 문화재청에 의정부지 국가 사적 지정을 신청했다.

옛 의정부 터에 있던 경기도청사. 일제가 지었다. 서울시 제공

옛 의정부 터에 있던 경기도청사. 일제가 지었다. 서울시 제공


서울시는 유구 옆 관련 전시실 건립을 위한 공모를 시작하는 등 의정부 유구에 이야기를 입히는 작업을 통해 ‘역사 도시 서울’ 이미지를 굳혀 나간다는 계획이다. 유연식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의정부지 사적 지정은 서울시가 추진해 온 고도 서울 역사문화 경관 회복의 주요 성과"라며 "시민 누구나 관람할 수 있는 도심 속 역사문화유적으로 정비하겠다"고 말했다.

정민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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