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지역 수돗물에서 깔따구 유충이 잇따라 발견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 부산, 경기 등 다른 시도에서도 비슷한 내용의 의심 신고가 이어지면서 ‘수돗물 유충’에 대한 불안감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9일 처음으로 유충 발견 신고가 접수된 인천에서는 20일 현재 관련 신고가 160건 이상 접수됐다. 인천시는 날벌레가 서구 공촌정수장의 고도정수처리시절인 활성탄 여과지에 알을 낳고 여기서 생긴 유충이 수도관로를 따라 각 가정집에서 발견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개방형인 공촌정수장뿐 아니라 폐쇄형인 부평정수장에서도 유충 추정 물체가 나온 점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부평정수장의 경우 발생원을 짐작조차 못하고 있다. 20일에는 서울 중구의 한 아파트에서도 욕실 바닥에서 유충을 발견했다는 신고가 들어왔고, 경기 파주와 부산에서도 수돗물에서 유충으로 추정되는 물체를 발견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대부분은 가정 내 배수구, 하수구, 물탱크 등지에서 발생된 것으로 파악됐지만 시민들의 불쾌감과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수돗물에 대한 불신이 쌓인 건 인천시의 늑장 대응 탓이 크다. 인천시는 지난해 ‘붉은 수돗물’ 사태로 홍역을 치렀지만, 이번에도 민원 발생 닷새 만에 관련 내용을 공개하고 뒤늦게 수돗물 음용 자제를 요청하는 등 안이하게 대처했다. 원인 규명이 끝나지 않았지만 이번 사태는 정수장 고도정수처리 시설 관리 소홀에서 빚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원인이 규명되는 대로 엄중히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
수돗물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전국 정수장 484곳에 대한 긴급 점검을 지시하고 다른 지역으로의 확산을 막기 위한 선제 대응을 주문했다. 늦은 감이 있지만 적절한 조치다. 수돗물은 시민들이 매일 마시고 사용하기 때문에 불안감을 조기에 해소하는 일이 중요하다. 시민들의 건강과 위생에 관련된 문제인 만큼 당국은 투명한 정보 공개와 과하다 싶을 정도로 대응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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