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뇌물 혐의' 청와대 전 행정관 "공소사실 모두 인정"

두 번째 재판서 입장 번복… 다음달 19일 결심공판

라임 사태 관련 뇌물 혐의 등을 받는 김 모 전 청와대 행정관이 4월 18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남부지법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라임사태)에서 핵심 피의자 김봉현(46ㆍ수감 중)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에게 금품을 제공받고 금융감독원 감사 자료 등을 유출한 혐의를 받는 김모(46ㆍ수감 중) 전 청와대 행정관이 두 번째 재판에서 자신의 관련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 오상용)는 20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등 혐의를 받는 김 전 행정관에 대한 두 번째 재판을 진행했다. 김 전 행정관 변호인 측은 이날 재판에서 “공소사실에 대한 의견을 번복해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제출된 증거에 대해서도 모두 동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전 행정관은 지난 첫 재판에서는 일부 혐의에 대해 법리적으로 다퉈보겠다는 입장이었으나, 이후 여러 번의 반성문을 제출하기도 하는 등 입장을 바꿨다. 특히 김 전 회장에게 금감원 감사자료를 유출한 혐의(금융위원회 설치 등에 관한 법률 위반)와 관련해 변호인은 “증거 기록 검토 결과, 당시 내부문서를 보면 김 전 행정관의 지위와 업무를 이용해 받은 것으로 볼 수 있어 의견을 번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첫 재판에서 김 전 행정관 측은 “금감원 자료는 직무상 받은 자료가 아닌 개인적 친분으로 받은 것이라 직무상 연관성이 있다고 보기 힘들다”고 주장한 바 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전 행정관은 김 전 회장에게 지난해 7월 말 “금감원의 라임 감사 관련 정보를 제공해달라”는 청탁을 받고 다음달 두 차례에 걸쳐 김 전 회장에게 금감원 내부 문서를 열람하도록 해줬다. 김 전 행정관은 내부 자료를 건네는 대가로 김 전 회장이 실소유한 상장사 스타모빌리티 법인카드를 받고, 술값ㆍ골프 비용을 대납하게 하는 등 총 3,600여 만원의 뇌물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김 전 행정관은 자신의 동생을 스타모빌리티 사외이사에 취업시켜 1,90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제3자 뇌물수수죄)도 받고 있다.

이날 김 전 행정관이 대부분의 혐의를 인정함에 따라, 재판부는 다음달 19일을 결심공판을 열기로 했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