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의 최측근 한동훈 검사장과 이동재 전 채널A 기자 간 '검언유착' 의혹에 대한 KBS보도를 두고 KBS 내부에서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한 검사장과 이 전 기자 간 대화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보도 신뢰성 문제가 제기된 탓이다.
과반 노조인 언론노조 KBS본부는 20일 성명서를 내고 "보도본부는 그간 수사 단계에서의 피의사실 공표는 엄격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하지만 이번 사례에서는 그 원칙이 얼마나 철저하게 지켜졌는가"라고 질문하면서 "KBS발 보도들이 여느 언론사보다도 더 쉽게 '정파성 논란'에 휩싸이는 것은, 이렇게 상황에 따라 원칙이 흔들려왔기 때문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을 다루기 위한 공정방송위원회를 열어 보도 과정을 복기하고, 어느 단계에서 어떤 수준의 결정이 이뤄졌는지 살필 계획이라고 밝혔다.
KBS 1노조인 KBS노동조합 비상대책위원회도 이날 성명을 내고 양승동 사장과 김종명 보도본부장에게 대화 녹취와 취재 과정을 전면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보수 성향의 3노조인 KBS 공영노동조합 역시 성명을 통해 "누군가 던져주면 옳거니 하고 받아 쓰는 게 KBS 보도본부의 취재 행태인가"라며 "KBS 보도본부는 소설을 쓴 것인가, 정권의 프로파간다 스피커로 전락한 것인가. 회사 차원에서 진상을 파악하라"고 비판했다.
앞서 KBS는 지난 18일 한 검사장과 이 전 기자가 유시민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신라젠 연루 의혹 제기를 공모한 정황이 담겼다는 녹취록을 보도했다. 이에 한 검사장은 이 보도와 관련된 KBS 관계자, 정보를 KBS에 제공한 수사기관 관계자 등을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소했다. KBS는 보도 하루 만에 "다양한 취재를 종합해 당시 상황을 재구성했지만, 기사 일부에서 정확히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 단정적으로 표현됐다"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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