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높은' 저축은행 정기예금, 비대면으로 여러 개 동시가입 가능해진다

금융감독원?비대면 거래 활성화 방안 발표
타인 거래 안 되는 '전용 보통계좌' 내놔
계좌 간 개설 금지 기간 '20일' 적용 안돼

게티이미지뱅크

앞으로 시중은행 대비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 정기예금 상품도 시기 제한 없이 여러개에 동시 가입이 가능하게 된다. 정기예금에 가입하려면 저축은행을 직접 찾아야 했던 불편도 사라진다. 저축은행에선 불가능했던 휴일기간 대출 상환도 이용할 수 있다.

20일 금융감독원과 저축은행중앙회는 ‘저축은행 비대면 거래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최근 저축은행 업계에서도 인터넷ㆍ모바일 뱅킹 등 비대면 거래가 늘어나고 있는데도, 여전히 대면거래를 고집하면서 소비자 불편을 초래한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2016년 6조9,000억원이던 비대면 예금잔액은 지난 3월 기준 14조8,000억원까지 늘어났다.

우선 비대면 정기예금 상품 가입이 가능해진다. 지금까지는 비대면 가입을 위해선 ‘보통예금’ 계좌를 개설해야 했다. 인터넷ㆍ모바일뱅킹도 보통예금을 기반으로 실명확인을 거쳐야 해서다. 여기에 대포통장 악용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해 보통예금 계좌 개설 20일 이내에 다른 계좌 개설이 제한됐다. 결국 비대면 정기예금 상품을 가입하려면 ‘보통예금 계좌 개설+20일’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이번 방안을 통해 '비대면 전용 보통예금 계좌’가 만들어진다. 이 전용 보통예금은 가입자의 정기예금 계좌만 거래가 가능하다. 다른 사람 명의의 계좌와는 거래를 할 수 없어 대포통장으로 악용될 소지가 없다.

자연히 ‘20일 조건’도 사라졌다. 보통예금 계좌를 개설하면 동시에 정기예금 상품 가입이 비대면으로 가능하다. 또 예금보호 한도(5,000만원) 내에서 여러 저축은행에서 비대면 정기예금 상품을 기간 제한 없이 가입할 수도 있다.

비대면 거래 활성화로 휴일 대출 상환도 가능해진다. 일부 저축은행은 그동안 인터넷ㆍ모바일 상환 시스템을 구축해두고도 휴일에 시스템을 운영하지 않았다. 이런 탓에 휴일에 대출만기가 도래해도 휴일이 끝나고 돌아오는 첫 영업일에 대출을 상환해야 해, 대출자(차주)의 이자 부담이 늘어나는 경우가 발생했다.

금리인하 요구도 직접 저축은행을 찾아갈 필요가 없게 된다. 몇몇 저축은행에서는 금리인하 변경약정을 체결하기 위해 지점에 방문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금감원과 중앙회는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녹취 등의 방법으로 대출 액정을 변경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