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다' 이어 '반도'까지 ... 좀비물 흥행
손익분기점 넘기며 극장가에 온풍 불어넣어
“좀비가 결국 구원자였다."
요즘 한국 극장가에서 나올 법한 목소리다. 좀비물 '#살아있다'(감독 조일형)에 이어 ‘반도’(감독 연상호)가 관객들을 극장으로 불러내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반년 가량 빈사 상태에 있었기에 조금이나마 안도의 숨을 내쉬는 분위기다.
지난 15일 개봉한 ‘반도’는 20일 기준 194만5,520명을 동원했다. 개봉 당일 관객 35만3,010명은 올해 최고 기록이다. 좌석 띄어앉기 등 코로나19가 만든 장애를 뛰어넘어 만들어낸 수치다. 1,000만 영화 ‘부산행’(2016)의 후속편이라는 후광에다, 스타 배우 강동원의 출연이 호재였다. '반도'는 좀비가 창궐한 한반도에서 탈출했다가 돈을 벌기 위해 다시 한반도에 들어가게 된 정석(강동원)의 이야기를 그려낸다.
극장가는 ‘반도’의 흥행 추이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2월 이후 극장들은 '흥행 빙하기'에 접어들었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되면서 극장에 관객이 안 드는 영화 개봉을 미루고, 신작 개봉이 없으니 관객 수가 줄어드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지난 5월 관객 수는 152만6,247명(매출액 12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1,806만2,457명)의 10%에도 못미치는 수준으로 폭락했다.
관심은 '이 악순환을 끊어줄 1번 타자가 누구냐'다. 지난달 초 개봉한 ‘침입자’와 ‘결백’은 다소 역부족이었다. 지난달 24일 개봉한 유아인 박신혜 주연의 ‘#살아있다’가 그나마 185만5,485명을 끌어모으는데 성공했다. 이 회복세를 '반도'가 이어 받은 셈이다. 조성진 CGV 전략지원 담당은 “코로나19 상황에서 개봉한 영화들은 모두 의미가 있지만 '반도’는 블록버스터 기대작이란 점에서 남다르다”며 “‘테넷’ 등 할리우드 영화 개봉이 어찌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반도’의 흥행은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반도’와 ‘#살아있다’는 코로나19시대에 수익을 남겼다는 점도 의미심장하다. ‘반도’의 총제작비(마케팅비 등 포함)는 190억원으로 손익분기점이 350만명 정도로 꼽혔으나, 영화가 190개국에 수출되며 250만명으로 낮아졌다. 이 기준이라면 '반도'는 이번 주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연예전문 매체 데드라인에 따르면 ‘반도’는 한국을 포함, 대만 싱가포르 베트남에서 모두 흥행 1위에 오르며 19일 기준 이미 1,920만달러(약 231억원)를 벌어들였다. ‘#살아있다’도 손익분기점이 220만명이지만 해외판권이 일찌감치 팔리면서 이미 이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반도'에는 '연상호 감독 작품 치곤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평이 뒤따른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액션 장면의 아이디어, 만화적인 상상력 같은 건 좋았지만, 각본의 개연성을 포함한 전반적 완성도는 그리 높지 않다”고 평가했다. 김효정 영화평론가도 “좁은 열차 안이라는 공간을 잘 활용했던 ‘부산행’에 비해 ‘반도’는 스펙터클만 키웠지 그에 맞는 연출을 선보이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비상상황이라곤 하지만 스크린 독과점 지적도 나온다. 19일 기준 ‘반도’의 상영 스크린 수는 2,541개로 스크린 점유율 50.8%, 상영 점유율 77.9%에 달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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