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자산운용 펀드, 아파트 46채 매입
이지스자산운용 사모펀드가 매입한 삼성월드타워. 연합뉴스
지난달 부동산 전문 사모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이 강남 한복판에 위치한 420억원 규모의 아파트 한 단지를 통째로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모펀드가 아파트에 직접 투자하는 건 이례적인 사례로 최근 집값 폭등으로 인한 정부의 규제 강화를 회피하기 위한 ‘우회 전략’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1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지스운용은 지난달 1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삼성월드타워'를 사들였다. 이 건물은 11층 높이의 46가구가 사는 한 동짜리 아파트로 1997년에 지어졌다.
한 개인이 이 아파트 전체를 소유하다 이지스운용 측에 이를 매도했고 매입가액은 420억원이다. 이지스운용은 20년이 넘은 이 아파트를 2년 뒤 리모델링 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임차인들의 임차기간을 고려한 것이다.
자산운용업계와 부동산업계에서는 모두 이례적인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통상 부동산 전문사모펀드는 빌딩이나 오피스, 물류센터 등에 투자해 임대수익을 얻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아파트를 직접 매입하는 것은 흔치 않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강남 지역인 만큼 매각 차익을 노리거나 저금리 시대인 만큼 월세를 통한 임대수익을 위해 투자에 나섰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법인이나 신탁 등 다주택자의 세금 회피 방법이 모두 막히면서 사모펀드를 통한 부동산 매입이 새로운 우회 투자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사모펀드는 공모펀드와 달리 주로 소수의 '큰 손'에 의해 투자가 이뤄지는데, 법인을 세우거나 직접 자산을 관리해야 할 필요가 없는 만큼 거액 자산가들이 펀드 뒤에 숨어서 매각 차익 등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사모 펀드도 일반 법인과 마찬가지로 세제 적용을 받기 때문에 규제 회피 목적이라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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