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 CEO "전례 없는 경제상황"
코로나 재확산에 봉쇄 장기화되면
10명 중 2, 3명 실업자... "대비해야"
“마치 깜깜한 우물 속을 들여다보는 것 같다. 가늠조차 되지 않는 깊이다.”
미국 뉴욕 투자업계에서 ‘월가의 리더’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경제가 처한 현재 상황을 이렇게 진단했다. 지난 4월만 해도 주주들에게 보내는 연례 서한에 “미국은 전례 없는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국가”라고 쓰며 투자자들에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했던 그였다. 그런데 불과 3개월 만에 “지난 상반기보다 훨씬 암울한 경제환경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며 어두운 경제 전망을 내놓은 것이다.
유예된 경기침체... "더 최악이 기다린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대유행 가능성이 현실화되면서 올해 각국의 경제 성장 불확실성을 점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상반기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소 진정되면서, 3분기부터는 경제활동이 속속 재개될 것이란 장밋빛 전망은 자취를 감춘 반면, 각국 경제 재봉쇄가 성장을 재차 짓누를 것이란 비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다이먼은 “코로나 바이러스만의 특성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전례 없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며 현 경제상황을 우려했다. 그는 “보통의 경기침체 상황에선 실업률과 연체율이 증가해 주택가격이 떨어지지만 코로나19 이후 이 가운데 어떤 것도 발생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저축이 많아지고 수입도 늘어난데다 집값도 치솟았다”고 진단했다. 유례 없는 수준의 정부 경기부양책과 이로 인해 시중에 넘치는 유동성이 "당장의 경기침체를 일단은 막아내고 있다"는 게 다이먼의 분석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재유행과 이로 인한 경제봉쇄가 장기화될 경우엔 얘기가 달라진다. 이미 한도초과 수준으로 공급된 각국의 부양카드에도 불구하고 올 한해 코로나 쇼크로 인한 마이너스 성장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날 올해 미국 경제가 6.6%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IMF가 지난달 내놓은 전망치(-8%)에 비해 소폭 개선된 수치지만 이 역시 지나치게 낙관적이란 지적이 많다. JP모건은 올 가을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할 경우 실업률이 무려 23%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이먼은 “지난 5, 6월에 비해 훨씬 더 암울한 경제환경에 노출될 것에 대비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국내 성장률 -0.4%? "부진 가능성 높아"
국내 상황도 만만치 않다. 최근 한국은행이 올해 국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2%를 밑돌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이마저도 코로나 확산세가 하반기 들어 안정된다는 가정 하에 나온 수치다. 주요 투자은행(IB)들이 전망한 한국 성장률도 전망이 밝지 않다. 6월 말 현재 바클레이즈, 뱅크오브아메이카메릴린치, 골드만삭스, 노무라 등 해외 IB 9곳이 전망한 한국의 올해 실질 GDP 성장률은 평균 -0.4%에 그친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당시 이 같은 사실을 발표하며 “7월 들어 코로나19 확산세가 가속화되고 있어 국내 수출 개선이 지연되는 등 국내 경제 성장세가 부진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오는 23일 국내 2분기 GDP 성장률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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