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규어 I-페이스와 함께 강원도 양구에 위치한 '양구전쟁기념관'을 찾았다.
재규어 브랜드의 첫 번째 전기차, I-페이스와 함께 서울을 떠나 강원도를 찾았다.
그 동안 전기차라고 한다면 제 아무리 주행 거리가 넉넉한 편이라 하더라도 ‘주행거리에 대한 고민’으로 인해 서울 혹은 수도권 밖으로 벗어난 일이 많지 않았던 것을 생각하면 꽤나 도전적인 선택이었다. 그렇게 강원도를 찾은 재규어 I-페이스와 업무를 모두 마치고, 다시 서울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
서울로 복귀하는 아침, 우연히 주변 지도를 살펴보다 어릴적 지내던 강원도 양구 지역의 몇 장소가 눈에 들어왔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끌었던 것은 한국전쟁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는 ‘양구전쟁기념관’이었다.
재규어 I-페이스와 함께 방문한 ‘양구전쟁기념관’은 어떤 모습일까?
완성도 높은 전기차를 마주하다
강원도 양구군 해안면 후리에 위치한 양구 전쟁기념관을 향해 출발한 I-페이스는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우수한 주행 성능과 주행 품질을 자랑했다.
재규어 브랜드에게 있어 첫 번째 전기차인 I-페이스는 기본적인 패키징에 있어 우수한 매력을 자랑한다. 실제 전륜과 후륜 액슬에 강력한 출력을 가진 두 개의 동기형 전기 모터를 탑재해 환산 출력 400마력의 힘을 발휘하며. 토크 또한 71.0kg.m에 이르며 강력한 성능을 연출한다.
단순히 주행 성능에 대한 ‘성능 우위’를 점하는 것은 물론이고 랜드로버와 재규어의 최신 차량에 다양하게 적용되어 호평을 받았던 전지형 프로그레스 컨트롤(ASPC)은 물론 어댑티브 노면 반응 시스템(AdSR) 등을 포함한 최신의 AWD 시스템을 통해 최적의 출력 배분 및 안정적인 드라이빙을 연출한다.

재규어 I-페이스 양구전쟁기념관
실제 인제의 숙소에서 양구로 이동하는 동안 I-페이스는 출중한 움직임을 제시했다. 실제 주행 내내 오르막과 내리막, 그리고 길게 펼쳐진 구간에서 강력한 출력을 기반으로 매력적인 움직임을 한껏 과시해 주행의 가치를 높였다.
타 브랜드의 전기차들이 제시하는 주행 질감과는 사뭇 다른, 압도적이고 우수한 퍼포먼스의 성능은 주행 내내 거침 없는 모습이었다. 우수한 트랙션 배분과 조향에 대한 명확한 피드백, 그리고 주행 상황에서 느껴지는 하중 이동 등을 느끼고 있자면 ‘주행의 가치’가 더욱 높게 느껴진다.
이와 함께 공간의 가치도 충분하다. 지금까지 등장했던 여러 전기차들은 구동 시스템에 투자를 집중한 탓에 실내 공간의 가치를 제대로 제공하지 못했는데 I-페이스의 경우에는 프리미엄 브랜드, 재규어의 가치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눈길을 끈다.
재규어 고유의 좌우대칭의 구조를 고스란히 유지하면서도 소재의 다양화를 더한 레이어드 구성을 더했고, 공간의 구성, 여유에 있어서도 확실한 매력을 제시한다. 그리고 ‘여정 속 지루함’을 달랠 수 있는 메르디안 사운드 시스템 또한 빠지지 않는다.

재규어 I-페이스 양구전쟁기념관
정적을 부르는 공간
그렇게 한참을 달려 양구전쟁기념관에 닿을 수 있었다. 지난 2000년 6월 개관한 이 기념관은 첫 인상이 남달랐다. 전형적인 박물관, 혹은 기념관 아니면 추모관과 사뭇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치 급작스레 세운 군사용 요새처럼, 혹은 전차, 자주포의 포탄에 파괴된 진지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에 잠시 ‘양구전쟁기념관’의 정체성, 한국전쟁이 이미지가 머리 속을 가득 채웠다. 그리고 약간의 시간이 지나고 난 후 기념관을 살펴볼 수 있었다.

재규어 I-페이스 양구전쟁기념관
참고로 양구전쟁기념관은 6.25전쟁시 양구지역에서 치열했던 도솔산, 대우산, 피의능선, 백석산, 펀치볼, 가칠봉, 단장의 능선, 949고지, 크리스마스고지 전투 등 9개 전투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곳이다. 생각해보니 몇 지역은 어릴 적 다녀왔던 장소라 어딘가 저릿한 느낌이 들었던 것 같다.
특히 양구지역에서 펼쳐진 전쟁을 다룬 장소인 만큼, 어린 시절을 양구 인근에서 보냈던 기자에겐 조금 더 적막하게 느껴졌던 것 같다.

재규어 I-페이스 양구전쟁기념관
양구전쟁기념관의 안내에 따르면 양구전쟁기념의 규모는 부지 3,491m²(1,056평), 건물 413m²(125평), 전시면적 334m²(101평)에 이른다.
내부전시는 무념의장, 환영의장, 만남의장, 이해의장, 체험의장, 확인의장, 추념의장, 옥상, 사색의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작지만 알찬 구성을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와 함께 전투장면 디오라마, 동영상, 슬라이드 영상 등 다양한 방식으로 당시의 기록을 제시한다.

재규어 I-페이스 양구전쟁기념관
기념관 입구의 ‘조각상’을 한참이나 바라보고 기념관 안쪽으로 들어가면 한반도 역사 상 가장 참혹하고, 그리고 가장 괴로웠던 전쟁에 대한 다양한 내용들이 담겨있었다.
전쟁의 발발, 전쟁의 구도, 흐름 그리고 각종 전투와 후퇴 작전을 거쳐 휴전에 이르기까지 수 많은 이야기들이 짤막한 연표처럼, 그리고 흑백의 사진으로 함께 제시되어 있는 기념관 초입은 다시 한 번 한국전쟁의 흐름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재규어 I-페이스 양구전쟁기념관
그리고 이어지는 공간에는 ‘양구지역에서 발발한 전쟁’의 내용과 한국전쟁 당시에 사용되었던 총기들이 전시되어 있는 공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녹이 슬고, 부셔지고, 또 헝크러진 그 모습은 ‘승자’ 혹은 패자, 그 누구도 웃을 수 없는 현재를 느끼게 한다.
다만 아쉬운 점은 전기 총기 중 ‘한국전쟁’에 사용되지 않았던 총기 및 현대 한국군의 총기 등이 같이 전시되어 있어 집중력을 다소 흐리기도 했다.

재규어 I-페이스 양구전쟁기념관
이외에도 한국전쟁 장시 펼쳐졌던 전쟁의 한 모습을 디오라마와 각종 효과음으로 연출된 공간도 눈길을 끌었다.
전쟁이라는 건 사실 일어나서도, 그리고 ‘재연되는 것도’ 그리 좋은 일은 아니지만 그 모습을 가장 효과적으로 느낄 수 있는 순간이라 같은 민족, 같은 가족이 서로를 겨냥하는 그 비참함을 더욱 느끼게 했다.

재규어 I-페이스 양구전쟁기념관
발걸음을 멈추게 된 순간
양구전쟁기념관을 살펴보던 중 다소 놀란 장소가 있었다.
전시의 마지막 부분이자 참전 군인의 명패가 새겨진 공간이었는데 철모가 허공에 매달려 있던 것이다. 그 모습을 보는 순간, 아무런 생각, 혹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쉽게 이해할 수 없을 그로테스크한, 마치 효수되어 있는 듯한 그 모습을 보고 있으니 소름이 돋았던 것 같다.
어쩌면 그만큼 참혹한, 그리고 깊은 한이 담겨 있는 거 같았다.

재규어 I-페이스 양구전쟁기념관
다시 양구를 찾게 할 양구전쟁기념관
어린 시절, 정말 많은 여름과 겨울을 양구에서 보내며 많은 추억과 기억을 쌓았던 만큼 양구라는 지역에 대한 애착이 조금 큰 편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사실 ‘한국전쟁’에서 가장 치열한, 혹은 가장 처참한 지역이었다는 것은 스스로 망각하고 있던 것 같았다.
이번 I-페이스로 찾게 된 이 공간은 아마, 다음에 다시 한 번 들리게 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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