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미국 대법관.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진보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미국 연방 대법원 최고령 대법관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87)가 암이 재발해 치료를 받고 있지만 은퇴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긴즈버그 대법관은 17일(현지시간) 성명을 발표해 최근 암이 재발한 것을 발견해 화학요법 치료를 받고 있다며 이달 7일 검사한 결과 간의 병변이 상당히 감소했으며 새로운 질병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나는 화학 요법을 잘 견디고 있으며 현재 치료의 성공에 고무돼 있다"고 말했다. 긴즈버그 대법관은 지난 2월 건강검진과 이후 조직검사를 통해 간에서 암 병변이 발견됐으며 5월부터 항암치료를 시작했다면서 지난 5월 입원한 것을 비롯해 최근 입원은 암과 관련이 없다고 부연했다. 긴즈버그 대법관은 앞서 고열과 오한 증세로 13일 입원했다가 퇴원했으며 당시 췌장에 생긴 종양 치료를 위해 지난해 8월 삽입한 스텐트를 제거하는 수술도 받았다. 긴즈버그 대법관은 빌 클린턴 대통령 시기인 1993년 대법관이 된 후 네 차례 암 치료를 받았다. 지난해와 2009년에 췌장, 1999년에는 결장에 암이 생겼고, 2018년에는 폐종양 제거 수술도 받았다.
긴즈버그 대법관은 은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직무 수행과 관련해 "나는 충분히 일을 할 수 있는 한 법원의 일원으로 남겠다고 종종 말해왔다"며 "나는 여전히 충분히 그걸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법관은 사망하거나 자진퇴임할 때까지 사실상 종신으로 재직할 수 있으며, 은퇴 시점에 재직 중인 대통령이 후임자를 지명할 수 있다. AFP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의 법과 사회 정책을 잠재적으로 수십 년간 변화시키고 법원을 더욱 확고하게 보수적 방향으로 기울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대법관을 임명할 기회를 모색하면서 긴즈버그의 건강을 면밀히 주시해왔다고 전했다. 현재 대법원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2017년 닐 고서치, 2018년 브렛 캐버노 등 보수 성향 대법관을 잇달아 지명해 보수 5명 대 진보 4명 구도로 보수 우위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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