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박사방'? 아닌 성범죄 첫 신상 공개
1300여개 성? 음란물 제작, 88개 사이트 유포
미성년 이용 성착취물 제작 범죄로 신상이 공개된 배준환(37)이 17일 오후 제주 동부경찰서에서 제주지방검찰청으로 송치되고 있다. 앞서 14일 신상공개위원회는 동종범죄의 재범방지 및 범죄예방 차원에서 배씨의 신상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뉴시스
제주경찰청은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성 착취물 1,300개를 제작해 음란사이트에 연재한 배준환(37)씨의 신상정보를 17일 공개했다. 배씨는 이날 제주동부경찰서에서 검찰로 가는 과정에서 얼굴이 공개됐다.
배씨는 'n번방'과 '박사방' 사건을 제외하고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피의자 신상이 공개된 첫 사례다. 앞서 경찰은 지난 14일 위원 7명으로 구성된 신상공개심의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공개를 결정했다.
포승줄로 묶인 채 검은색 상하의 차림으로 나온 배씨는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고개를 떨군 채 "인정한다"고 말했다. 이어 "죄송합니다"라고 답했다.
배씨는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아동·청소년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 혐의로 지난 9일 구속됐다.
전직 영어 강사인 배씨는 지난해 7월부터 지난 6월까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알게 된 불특정 다수 청소년들에게 접근, 44명을 상대로 성 착취물 총 1,293개를 제작하고 이 중 88개를 음란사이트에 유포했다.
특히 배씨의 범행 대상은 초등학교 5학년생부터 고등학교 2학년생까지 다양했다. '박사방' 등으로 전국이 떠들썩 한 올해 1월부터 최근사이 성 착취물을 제작한 그는 '미션 성공하고 깊콘(기프티콘)과 문상(문화상품권) 받아 가'라는 이름의 오픈채팅방을 1,000번 이상 개설하면서 피해자를 유인했다.
성 착취물에 자신의 닉네임인 '영강(영어 강사의 줄임말)'이 적힌 종이가 노출되도록 한 배씨는 음란사이트에 여성 피해자 8명과 성관계를 하면서 촬영한 동영상 907개도 유포했다. 청소년 피해자 중 2명에 대해 성 매수를 하거나 성매매를 알선하기도 했다.
경찰은 "배씨는 금전적 이유가 아닌 자신의 성욕을 해소하고 온라인에서 자신을 과시하기 위해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했다"며 "재범 가능성도 높아 신상을 공개키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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