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형사’ 장승조가 양파 같은 매력으로 '입덕 요정'에 등극했다.
장승조는 JTBC 월화드라마 ‘모범형사’에서 럭셔리 엘리트 형사 오지혁 역을 맡아 강도창(손현주)과 함께 5년 전 살인 사건의 조작된 진실을 파헤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오지혁의 색다른 면모가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극하고 있다. 그가 방송 4회 만에 다양한 수식어를 양산하고 있는 이유기도 하다.
오지혁은 승진 심사를 앞두고 “일 벌리지 말자”는 파트너 형사 강도창에게 일말의 고민도 없이 “껄끄러우면 저 혼자 움직일게요”라고 답했다. 온갖 스트레스로 생긴 원형 탈모까지 보여줬지만 소용없었다. 오히려 “그거 남성 호르몬이 부족해서 생기는 겁니다”라는 팩트를 날려 강도창의 분노를 유발했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여고생 실종 사건'이 박건호(이현욱)의 자작극임을 밝혀내 서장이 특별히 마련한 회식 자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눈치를 보고 있는 다른 형사들과 달리 “일 처리가 늦었습니다”라는 영혼 없는 대답과 함께 서장이 떠난 후에야 나타났다. 물론 웃길 의도는 1도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에겐 분위기를 순간 가볍게 전환시키는 특별한 능력이 있었다.
강도창의 비리 혐의를 조사하는 청문담당관 윤상미(신동미)는 그의 여동생은 물론 여동생과 이혼한 남편까지 조사했다. 결국 양육권 분쟁 중이던 여동생에게 접근금지명령이 내려진 상황이었다. 오지혁은 “나하고 같이 좀 가야겠다”는 강도창을 따라 강은희(백은혜) 전남편 집에 도착했고, 다짜고짜 주먹을 날리려는 강도창 옆에서 “물 한 잔 먹을 수 있을까요?”라며 집 안으로 들어왔다. 그가 분노를 참지 못할 때면 유리잔을 깨트리는 등 시선을 돌려 그를 가로 막아서 ‘강도창 안전핀(?)’이란 새로운 별명을 얻었다.
또한 오지혁은 뇌전증으로 발작을 일으킨 사형수 이대철(조재윤)의 딸 이은혜(이하은)를 강제로 입원시켰다. 치료가 끝나면 절도 혐의로 데려가겠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병실 앞을 지키는 제복 경찰에겐 “증인 보호”라고 했다. 무엇보다 지난 4회에서 오지혁은 진서경(이엘리야)을 태우고 질주하는 납치 차량을 도로 한 가운데서 막아 섰다. 오지혁은 용의자를 향해 시선을 고정한 채, 자신의 뒤로 숨은 진서경에게 “괜찮아요?”라고 물었고, 이 대목에서 나지막이 읊조리는 보이스로부터 전달되는 마음이 여심을 저격했다.
여기에 오지혁의 수사는 사건의 흐름을 시청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안내자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1회에서 2건의 살인 현장 목격 제보 전화를 받고, 5년 전 이대철(조재윤)이 저질렀다고 알려진 2건의 살인 사건 현장임을 유추해냈고, 여고생 실종 사건을 허투로 넘기지 않아 실종자가 이은혜임을 확인했다. 박건호가 살인 자백을 해왔을 때도 “집이 어디야?”라는 예상치 못한 질문으로 상대방의 허를 찔렀다. 그 질문 하나로 그가 일부러 서부경찰서, 그것도 강도창을 찾아온 것인지 알아냈기 때문이다. 이처럼 냉철한 추리력으로 상황을 판단하는 오지혁의 발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단번에 극의 윤곽이 파악된다.
‘모범형사’는 매주 월, 화요일 오후 9시 30분 JTBC에서 방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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