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 결말을 앞두고 관전 포인트가 공개됐다.
종영까지 단 2회만을 남겨둔 tvN 월화드라마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이하 ‘가족입니다’)는 마지막까지 예측할 수 없는 전개를 펼쳐가고 있다. 저마다의 방식으로 상처를 보듬으며 안정을 찾아가던 가족은 또 한 번 폭풍과 마주했다. ‘못난’ 과거에 대한 후회를 딛고 내일을 만들어나가던 김상식(정진영)은 수술 이후 심정지가 찾아오며 생사를 가늠할 수 없는 위기에 처했고, 막내 김지우(신재하)는 돌연 가족을 떠나 외국행을 선택했다. 김은희(한예리)를 향한 박찬혁(김지석)의 후진 없는 직진 고백으로 15년 ‘찐사친’의 관계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무엇보다 서로의 비밀과 상처를 마주하며 성장해온 이들이 완성할 ‘가족’의 모습에 궁금증이 모아진다.
먼저 긴 세월 사소한 오해로 커다란 벽을 쌓아왔던 김상식 이진숙(원미경) 부부는 진심을 마주하고 변화하기 시작했다. 서로의 등을 보는 것이 익숙했던 부부는 이제 마주 보며 웃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됐다. 멀어진 세월을 되돌리고 잃어버린 청춘의 설렘도 되찾았다. 하지만 행복의 순간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김상식이 뇌종양 판정을 받으며 인생의 변곡점을 맞았기 때문이다. 기억의 회귀 역시 사고가 아니라 종양이 원인이었다. 수술을 마치고 중환자실로 옮겨진 김상식이 가족들의 모습을 눈에 담는 순간, 심장이 멎었다. 자격지심 때문에 아내에게 상처를 주고 스스로도 상처입혔던 시절을 지나, 가족을 향한 짝사랑이 억울했던 순간을 넘어, 가족의 인생을 책임지느라 정작 자신의 마음은 돌보지 못했던 날들을 거쳐 그토록 바라왔던 소박하고 평온한 일상을 누리고 있는 김상식은 생과 사의 기로에서 ‘숙이씨’와 가족들 곁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그런가 하면 바람 잘 날 없는 이 가족의 유일한 무풍지대였던 막내 김지우의 갑작스러운 외국행은 큰 충격을 안겼다. 이성적인 큰 누나 김은주(추자현)와 감성적인 작은 누나 김은희 사이에서 모난 곳 없이 자라온 김지우는 곰살맞고 마음 여린 막내였다. 하지만 김지우 역시 자신만의 비밀과 고민을 품고 있었다. 사소한 심부름 값으로 용돈을 벌고, ‘독립’을 거부할 정도로 ‘짠돌이’였던 김지우가 처음으로 독립을 입에 올렸을 때 그 뒤에는 엄청난 결심이 숨어있었다. 김지우는 가족도 아닌 박찬혁에게 “가족에게 알렸다간 발목 잡힐 것 같아서 저 지금 도망칩니다”라는 문자만 남기고 홀연히 떠났다. 김은희는 “진짜 아는 게 너무 없었다”며 자책했다. 김지우에게도 가족의 무게는 버거웠을지 모른다. 어리게만 여겼던 김지우였지만 “지우 어른이야. 그게 가족이어도 떠나고 싶으면 떠나는 거야”라는 박찬혁의 말대로, 가족의 막내도 이제는 자신의 인생을 책임지고 결정할 수 있는 성인이 됐다. 그가 가족을 떠나 자신만의 인생을 살 게 될까, 가족의 곁으로 돌아오게 될까. 마지막 회에서 밝혀질 김지우의 선택이 주목된다.
김은희와 박찬혁은 언제나 ‘친구’였지만, 서로를 향한 감정이 늘 같은 모양이었던 것은 아니었다. 얼굴을 마음에 찍어놓았다가 밤에 몰래 꺼내 보며 설레기도 했고, 우연히 만나질까 즐겨 가던 서점 주위를 배회하기도 했다. 감정의 각성은 김은희의 것이었다가 박찬혁의 것이 되기도 했지만, 입 밖으로 꺼낸 적 없기에 쌍방임을 서로는 몰랐다. 4년의 공백을 거쳐 다시 친구가 된 김은희와 박찬혁에게 다시 각성의 순간이 찾아왔다. 김은희가 예전처럼 감정을 애써 잡으며 단단하고 담백한 친구로 선을 그을 때, 박찬혁은 한 번도 꺼내지 않았던 아픔을 털어놓으며 그 선을 훌쩍 넘었다. 박찬혁은 “이 나이에 평생 친구 해서 뭐 할래. 넌 친구 해. 어차피 평생 볼 건데 지루해서라도 변하겠지”라는 고백과 함께 김은희에게 직진했다. 박찬혁의 고백에 대한 김은희의 답은 “자존감을 먼저 추스르고 고백에 대해 생각해 보겠다”는 것이었다. 아직은 친구지만 살짝 스친 손이 신경 쓰이고, 맞잡은 손에 떨리는 마음을 숨길 수 없는 김은희와 박찬혁이 선택한 관계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증이 커진다.
공기처럼 당연하게 여겨지는 ‘가족’ 관계는 눈에 보이지 않아 더 헐거웠다. 모르는 게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좀처럼 서로를 이해할 수 없었던 이들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터져 나오는 비밀들을 통해 가족의 상처와 마주했다. ‘이기적인 기억’과 ‘오해’로 만들어왔던 벽은 좀처럼 허물기 어려웠다. 서로의 비밀을 알게 된 가족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이해해 나가기 시작했고, 가족의 아픔을 들여다보며 한 뼘 성장했다. 가까운 관계라도 말하지 않으면 알 수 없고, 손 놓고 있으면 먼지가 쌓일 수 있음을 깨닫게 된 다섯 가족은 여전히 서로에 대해 완벽히 알 수는 없지만 그래서 더더욱 ‘가족’인 이들. 각자가 생각하는 가족의 관계와 의미는 모두 다르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변화하기 시작한 이들이 완성해나갈 ‘가족’은 어떤 모습일까.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찾아가는 마지막 이야기는 오는 20, 21일 오후 9시에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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