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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빙빙'도는 이석증 …어지럼증 원인의 3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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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빙빙'도는 이석증…어지럼증 원인의 30~40%

입력
2020.07.17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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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치료 2~3회 받으면 90% 이상 사라져

한 환자가 눈 떨림을 점검하는 비디오 안진검사를 받고 있다. 카메라 달린 고글을 쓰고 다양한 자극을 줘 눈의 움직임을 살펴보면서 어지럼증을 진단한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한 환자가 눈 떨림을 점검하는 비디오 안진검사를 받고 있다. 카메라 달린 고글을 쓰고 다양한 자극을 줘 눈의 움직임을 살펴보면서 어지럼증을 진단한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앉았다가 뒤로 눕거나, 누워서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돌아누울 때 천장이나 벽이 빙글빙글 도는 극심한 어지럼증이 생긴다. 하지만 어지럼증은 1분 이내에 멈춘다. 그러다가 다시 머리를 움직이거나 자세를 바꾸면 같은 증상이 반복된다. 너무 어지러워 메슥거리고 토하거나 식은 땀이 난다.’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면 이석증(耳石症ㆍ양성돌발체위현훈)’을 의심할 수 있다. 이석증은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질환으로, 30~40%를 차지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국내 이석증 환자는 2018년 37만명으로 2014년 30만명에서 연평균 4.8% 증가했다. 주로 40대 이상 중·노년층에서 발병한다. 여성이 남성보다 2.4배 많고 나이가 많을수록 늘어난다.

이석증은 속귀(내이)의 일부인 전정기관(머리 움직임과 기울어짐을 감지해 인체 평형을 잡는 기능)에 모여 있는 이석(탈산칼슘 결정체)이 노화나 외부 충격으로 떨어져 나와 머리 회전을 감지하는 3개의 반고리관으로 들어가 생긴다. 머리 움직임에 따라 빙빙 도는 듯한 어지럼증이 나타난다.

전은주 인천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이석증은 비교적 간단한 진단법으로 즉시 진단할 수 있고 진단만 정확히 되면 물리치료(이석정복술)로 신속히 치료할 수 있는 만큼 이석증 양상의 어지럼이 나타나면 빨리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이석증은 보통 가만 놔두면 수주에서 수개월 후 저절로 없어지지만, 적극적인 치료를 하면 훨씬 좋아질 수 있다. 진단에 가장 중요한 것은 병력과 이학적 검사다.

이석증은 ‘이석정복술’이라는 물리치료로 치료한다. 이는 반고리관의 내림프액 속에 흘러 다니는 이석 입자를 제 위치인 난형낭 쪽으로 돌려보내는 방법이다. 환자의 몸과 머리를 일련의 방향과 각도로 움직여주는 치료다. 치료 시간은 15분 정도로 통증은 없지만 시술 중 어지럼증이 있을 수 있다. 대개 2~3회 치료로 90%가량 성공한다.

이석증이 의심된다면 일단 이석이 제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가급적 머리나 몸을 급격히 움직이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머리를 돌리거나 뒤로 젖히는 등의 과도한 움직임을 줄이고 취침 때까지는 되도록 머리를 세운 채로 앉은 자세를 유지한다. 과거에는 치료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치료 후 48시간 동안 눕지 않고 앉은 자세로 있게 하기도 한다. 그러나 최근 여러 임상 연구에서는 이런 과도한 자세 고정이 불필요하다고 알려져 있다.

일반적인 이석정복술에 잘 낫지 않는다면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특정 자세를 반복적으로 취하게 하는 습관화 운동을 하기도 한다. 몇 달 동안 치료해도 낫지 않는 난치성 이석증은 반고리관을 막는 '반고리관폐쇄술'(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이석증은 재발률이 높다. 독일 뮌헨대 신경과 연구진이 이석증 환자 125명을 6~17년간 관찰한 결과, 5년 이내 재발률이 33~50%였다. 그렇다고 만성 재발성으로 발전하는 질환은 아니다. 재발하면 가까운 전문의를 찾아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으면 바로 호전될 수 있다.

전은주 교수는 “이석증 재발을 방지하는 뚜렷한 방법은 아직 알려진 바가 없다. 다만 평소 가벼운 운동과 규칙적인 야외활동을 통해 골대사와 혈액순환을 증진하고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생활 수칙이 도움이 될 수 있다”며 “평소 머리를 거꾸로 하는 등의 비정상적인 자세를 피하고, 머리 쪽에 충격을 주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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