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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 운 띄운 ‘개헌론자’ 정세균… “헌법정신 제대로 구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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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 운 띄운 ‘개헌론자’ 정세균… “헌법정신 제대로 구현해야”

입력
2020.07.17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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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무총리가 제72주년 제헌절인 17일 국회의장 접견실에서 유남석 헌법재판소장과 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정세균 국무총리가 제72주년 제헌절인 17일 국회의장 접견실에서 유남석 헌법재판소장과 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정세균 국무총리가 제헌절인 17일 ‘개헌’ 필요성을 에둘러 언급했다. “우리의 헌법정신이 제대로 구현될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을 시작할 때”라면서다.

정 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에 제72주년 제헌절을 맞아 올린 글에서 “지난 2016년 겨울 ‘촛불문화제’는 민주주의에 대한 우리 국민의 간절함과 목마름을 확인했던 시간이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매서운 추위를 이겨낼 수 있던 힘은 광장에서 함께 외쳤던 헌법 제1조에서 시작됐다”며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구절을 적었다.

이어 정 총리는 “코로나19로 새로운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이때, 지난 4년 동안 우리 국민의 마음 속에 깊숙이 자리잡고 있던 헌법을 다시금 꺼냈으면 좋겠다”며 “촛불로 이룩한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한 단계 성숙시키고, 변화된 시대 흐름에 맞게 경제ㆍ사회ㆍ문화ㆍ노동ㆍ환경 등 모든 분야에서 우리의 헌법정신이 제대로 구현될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을 시작할 때”라고 강조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세균 국무총리가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헌절 메시지를 통해 정 총리가 ‘개헌’을 직접적으로 말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정 총리가 국회의원 시절부터 대표적인 개헌론자라는 점을 고려하면 “헌법정신이 제대로 구현될 수 있도록”이라는 문구는 곧 개헌의 필요성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정 총리는 지난 1월 인사청문회에서도 개헌에 대한 질문을 받고 “현행 헌법의 권력구조는 대통령ㆍ행정부에 권한이 집중돼있다. 분권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수평적으로는 입법ㆍ행정ㆍ사법 간 분권, 수직적으로는 중앙ㆍ지방 정부 간 분권이 이뤄지지 않고,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다는 것이 제 소신”이라고 말했다. 개헌을 통해 ‘제왕적 대통령제’를 바꾸지 않고서는 협치나 통합이 어렵다는 것이 정 총리의 기본적인 생각이다.

정 총리가 현 시점에 개헌을 이야기한 것도 의미심장하다. 정 총리는 인사청문회 당시 개헌 시점에 대한 질의에 “21대 국회가 구성된 후 1년이 적기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21대 국회는 전날 개원식을 열었다.

확고한 원칙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직설적으로 개헌 필요성을 제기하지 않은 건 현직 총리라는 신분을 고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4월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정 총리는 "기본적으로 개헌은 국회의 몫이다"라며 "개헌에 대한 열정이 있었지만, 지금은 행정책임자다. 개헌에 대한 고민은 국회에서 충분히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은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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