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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위 호건 "트럼프, 한국인은 끔찍한 사람들이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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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위 호건 "트럼프, 한국인은 끔찍한 사람들이라 해"

입력
2020.07.17 01:42
수정
2020.07.18 01:1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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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공화당 만찬서 방위비 불만
"트럼프, 文대통령 상대하기 싫다고 해
동석한 한국인 아내, 상처받고 속상해"

4월 18일 한국에서 구매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진단키트 물량의 도착을 맞으러 볼티모어-워싱턴 국제공항에 나간 래리 호건(왼쪽) 미 메릴랜드 주지사와 유미 호건 여사. 래리 호건 주지사 트위터 캡처

4월 18일 한국에서 구매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진단키트 물량의 도착을 맞으러 볼티모어-워싱턴 국제공항에 나간 래리 호건(왼쪽) 미 메릴랜드 주지사와 유미 호건 여사. 래리 호건 주지사 트위터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월 한 행사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상대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면서 한국 국민을 "끔찍한 사람들"이라고 표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래리 호건 미 메릴랜드 주지사는 16일(현지시간) 일간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을 통해 지난 2월 7일 공화당주지사협회 만찬장에서의 트럼프 대통령 발언을 전했다. 호건 주지사는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을 상대하는 것을 정말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다"며 "한국인은 끔찍한 사람들이라고도 했다"고 썼다.

만찬이 열린 시점은 미국이 방위비분담금 협정 체결 지연 속에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의 무급휴직 카드를 들고 나와 한국을 압박하던 때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방위비를 공평하게 분담하지 않는다며 불만을 쏟아냈다고 한다. 호건 주지사는 "트럼프 대통령은 왜 미국이 그동안 한국을 보호해왔는지 모르겠다며 그들은 우리에게 돈을 내지 않는다고 불평했다"고 덧붙였다.

만찬에는 호건 주지사의 한국인 아내인 유미 호건 여사가 동석했다. 그는 "대통령이 모국에 모욕을 퍼붓는 동안 아내는 거기 앉아 있었고 나는 아내가 상처 받고 속상해하는 것을 알아차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내는 나가버리고 싶었을 텐데도 예의 바르고 조용히 앉아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튿날 이수혁 주미대사가 관저에서 전미주지사협회를 위한 만찬을 주최했고 문 대통령은 이 만찬에 영상 메시지를 보냈다. 호건 주지사는 "문 대통령은 유미가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얘기하고 나서 나를 '한국 사위'라 칭했다"며 "우리에게는 큰 의미였고 몇 달 뒤 그의 따뜻함이 메릴랜드 주민에게 얼마나 큰 의미가 있는지도 알게 됐다"고 적었다. 4월 18일 한국으로부터 50만회 검사가 가능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도구를 공수한 일을 지칭한 것이다.

'혼자 싸우기'라는 제목의 이날 기고문에서 호건 주지사는 문 대통령을 비롯한 한국 측이 진단도구 공수에 얼마나 큰 도움을 줬는지를 상세하게 기술했다. 진단도구 구매에 900만달러(약 108억원)가 들었지만 주 차원의 코로나19 대응에 28억달러(3조3,700억원)가 들 것이란 전망을 감안하면 그리 큰 액수가 아니라고도 강조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산 초기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다가 상황이 악화하자 주 차원에서 알아서 대응하라는 식으로 무책임한 태도를 보였다고 비판했다.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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