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 이사회에서 사무총장 입후보자 정견 발표
적실성·회복력·대응력 '3R'을 핵심비전으로 제시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에 출마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16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WTO 특별 일반이사회에서 후보자로서 정견을 발표했다. WTO의 현재 상황을 '근본적 위기'라고 규정한 유 본부장은 WTO 정상화를 위한 핵심 비전으로 적실성(Relevant), 회복력(Resilient), 대응력(Responsive)의 3R를 제시했다.
유 본부장은 WTO 회원국 대사들이 모인 가운데 사무총장 후보자 8명 중 5번째로 정견을 밝히고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15분간의 정견 발표에서 그는 "WTO는 협상 기능 정지와 상소기구 마비로 근본적 위기에 직면했다"며 "한국이 다자무역을 통해 세계 최빈국에서 무역대국으로 성장했듯이, 모든 WTO 회원국도 이런 기회를 누려야 한다는 책임감에 입후보했다"고 말했다.
유 본부장은 "25년간 통상 분야에서 실무를 경험했고 통상장관으로서 주요 무역협정 체결에 관여했다"며 "이런 경험과 전문성을 활용해 WTO 복원 및 부흥의 해법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핵심 비전으로 밝힌 3R 중 적실성은 WTO가 경제 현실 변화에 맞춰 지속적으로 진화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그는 설명했다. 회복력은 WTO가 지속가능성과 포용성을 강화해 개방적 교역 중심기구의 지위를 유지하는 것, 대응력은 전 세계적 위기에 보다 기민하게 대응하는 것을 각각 뜻한다. 구체적 공약으론 △수산보조금 협상 성과 달성 △WTO 규정 개정 및 분쟁해결시스템 복원 △여성·중소기업·환경을 앞세운 포용적 통상 시행 등을 꼽았다.
후보들은 이날 정견 발표를 시작으로 2개월 간 WTO 회원국을 대상으로 선거운동을 진행한다. 이후 9월 7일부터 차기 사무총장 선출을 위한 회원국 간 협의가 진행된다. 데이비드 워커 WTO 일반이사회 의장의 주재로 최장 2개월 간 진행되는 협의 절차는 지지도가 낮은 후보를 차례로 탈락시켜 단일 후보를 채택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최종 결정은 합의를 원칙으로 하되 이견이 크면 투표가 실시될 수도 있다. 최종 당선자 윤곽은 10월 중 나올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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