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28조원 증여, 4년새 2배?
상속 21조원, 역대최고 경신?
올해 ‘富의 대물림’ 가속화 전망
상속과 증여를 통한 부(富)의 세대 간 이동이 매년 속도와 규모를 키우고 있다. 올해부터 베이미부머 세대 은퇴가 본격화되는데다, 최근 정부가 다주택자 세금 규제도 강화하고 있어 상속, 증여를 통한 부의 이동은 더 가속화될 전망이다.
작년 상속, 증여 모두 '역대 최고'
17일 국세청이 공개한 '2020년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상속, 증여세 신고건수와 재산가액(신고가액)은 매년 가파른 증가 추세다.
특히 지난해 상속세 신고건수(9,555건)는 전년대비 13.1%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상속세 재산가액(21조5,380억원)도 4.7% 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증여세 신고건수(15만1,399건)와 재산가액(28조2,502억원) 역시 크게 증가하며 역대 최고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해 신고된 상속ㆍ증여세 재산가액 총합은 49조7,882억원으로 4년 전인 2015년(28조4,721억원) 보다 74%나 증가했다. 특히 증여세 신고액은 4년 만에 2배 가까이(2015년 15조2,000억원) 증가했다. 부모 세대가 사망하기 전 증여를 통해 자녀 세대에 부를 물려주는 현상이 두드러 지고 있는 것이다.
상속, 증여를 통한 부의 이동은 노령층 인구가 빠르고 늘고 있는 사회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 경제 활동을 하지 않는 노령층 인구가 늘어나면서 세금 부담을 덜기 위해 자녀 세대에게 부동산 등 자산을 물려주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2017년 65세 이상의 인구가 전체의 14%를 넘어서는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특히 올해부터 730만명 규모의 ‘1차 베이비부머(1955~63년생)’의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증여를 통한 부의 이동 현상은 더 빨라질 전망이다. 더구나 정부가 7ㆍ10 부동산 대책 등을 통해 다주택자 증세 기조를 강화하고 있어 자산가를 중심으로 한 부동산 증여도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 시중은행 PB는 "자녀 세대에게 자산을 물려주려는 60대 이상 자산가들의 상담이 최근 2~3년 사이 2배 이상 늘었다"며 "특히 정부가 부동산 세제 강화 방안을 발표한 뒤, 어떻게 하면 세금을 덜 내고 자녀에게 부동산을 증여할 수 있겠냐는 상담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세금징수 1위 세무서는 남대문, 2위는 동수원
전국 125개 세무서 중 지난해 가장 많은 세금을 걷은 곳은 남대문세무서였다. 남대문 세무서는 지난해 13조7,206억원을 걷었다. 국세청은 "남대문 세무서가 금융업 등 다수 대기업 본사 소재지를 담당하다 보니 2018년부터 3년 연속 세수 1위 세무서 타이틀을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세금징수 2위는 삼성전자 계열사가 몰려 있는 수원을 담당하는 동수원 세무서였다. 동수원 세무서가 지난해 걷은 11조3,758억원의 세금 중 법인세 비중은 90%나 됐다.
조기 퇴근과 회식 감소 등 영향으로 유흥음식주점의 개별소비세 신고세액은 2015년 1,032억원에서 지난해 827억원으로 계속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골프 인구 증가로 골프장의 지난해 개별소비세 신고세액은 1,934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4.1%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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