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HI★초점] 본격 '빅히트 色' 입은 여자친구, 득일까 실일까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HI★초점] 본격 '빅히트 色' 입은 여자친구, 득일까 실일까

입력
2020.07.16 17:39
0 0
걸그룹 여자친구가 본격적으로 빅히트의 색을 입었다. 이 같은 변화는 과연 이들에게 어떤 변곡점이 될까. 권영민 기자 raonbitgrim@hankookilbo.com

걸그룹 여자친구가 본격적으로 빅히트의 색을 입었다. 이 같은 변화는 과연 이들에게 어떤 변곡점이 될까. 권영민 기자 raonbitgrim@hankookilbo.com


걸그룹 여자친구가 본격적으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의 색을 입었다. 데뷔 이래 가장 파격적인 '변신'과 함께 새로운 색깔을 입은 여자친구에게 지금은 분명, 유의미한 변곡점이다.

여자친구에게 전반적인 변화가 예고된 것은 지난 해 소속사 쏘스뮤직이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빅히트에 레이블 형태로 인수합병 되면서부터다. '학교 3부작'부터 '청춘 2부작' '러브 유어셀프' '맵 오브 더 솔' 시리즈에 이르기까지 촘촘한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독보적 서사로 차별화에 성공한 방탄소년단을 탄생시킨 빅히트와 여자친구의 만남은 기대를 모으기 충분했다.

당시 다소 불안했던 여자친구의 입지 역시 새로운 변화에 대한 갈증을 키운 이유였다. 2015년 '오늘부터 우리는'으로 역주행 신화를 쓴 이후 '시간을 달려서' '너 그리고 나'까지 연타석 흥행에 성공했던 여자친구는 '파워 청순' '격정 아련'이라는 독보적 영역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후 발표한 곡들이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거두며 아쉬움을 이어오고 있던 상황이었다.

▲ '미궁→사이렌의 노래'로 확장된 '빅히트표' 성장 서사, 관건은

여자친구를 만난 빅히트가 가장 먼저 대대적 개편에 들어간 것은 역시나 ‘서사 쌓기’였다.

지난 2월 여자친구는 '빅히트 사단'으로의 합류 이후 첫 미니앨범인 '回:LABYRINTH'를 발매했다. 빅히트의 수장 방시혁 프로듀서를 비롯해 아도라 프란츠 등 빅히트의 프로듀서들이 대거 앨범 작업을 지원사격 했고, 이들의 손길은 이전과는 달라진 앨범 서사에 고스란히 묻어났다.

그간 '성장' 키워드에 맞춰 일련의 서사를 이어오긴 했지만,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세계관이나 서사는 찾아보기 어려웠던 여자친구에게도 본격적인 '빅히트 표' 서사가 부여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들은 '성장 과정에서 마주하는 선택의 순간'을 키워드로 소녀들의 복합적인 감정을 앨범 전체에 녹여내며 유기적인 서사를 탄생시켰다. 또한 서사 속 '소녀'와 현실의 여자친구 멤버들을 동격화하며 '성장 서사'에 깊이를 더했다.

지난 13일 발매된 '回:Song of the Sirens'에서는 여자친구의 세계관과 서사가 더욱 짙어졌다. ‘옳다고 믿었던 길을 선택했지만 다른 길 앞에 흔들리는 모습을 노래하는’ 소녀의 유혹을 담은 이번 앨범에서 역시 이들은 앨범 전체를 하나의 서사로 엮어냄과 동시에 전작과 연결되는 ‘성장 서사’를 통해 세계관을 확장하고 나섰다.

또 눈에 띄는 것은 앨범의 메인 콘셉트인 '세이렌의 노랫소리(Song of the sirens)'를 그리스 신화에서 따왔다는 점이다. 빅히트 소속 방탄소년단 역시 추락하는 이카로스, 디오니소스 등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영감을 얻은 다양한 콘셉트로 세계관을 확장하며 큰 사랑을 받은 바, 여자친구가 향후 세계관 확장에 있어 어떤 방향성을 추구할지 궁금증이 증폭된다.

하지만 데뷔 6년 차에 접어든 여자친구에게 '서사 쌓기'가 과연 어느 정도의 효과를 낳을 지에 대한 의문이 산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일반적으로 아이돌 그룹의 세계관이나 서사는 팬덤을 중심으로 향유되는 문화인 반면, 여자친구는 대중에게 사랑받은 히트곡을 중심으로 힘을 키워온 팀이기 때문이다. 이는 곧 대대적인 변화의 시작을 알린 여자친구와 빅히트가 함께 풀어나가야 할 숙제다.

파격적인 변신을 택한 여자친구에게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다. 연합뉴스 제공

파격적인 변신을 택한 여자친구에게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다. 연합뉴스 제공


▲ 소녀에서 마녀로...파격 이미지 변신, 다음이 중요하다

다만 빅히트와 여자친구의 첫 결과물은 그리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이른바 ‘빅히트 사단’으로 불리는 프로듀서 군단이 지원사격에 나섰지만 음원 차트에서도, 변화의 측면에서도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활동을 마무리 지은 것이다.

당시 타이틀곡이었던 '교차로'는 전작 '밤'과 '해야'로 호흡을 맞췄던 노주환·이원종 작곡가가 또 한 번 프로듀싱을 맡은 곡이었다. 작곡팀 이기용배로 대표되던 여자친구의 기존 음악 스타일은 벗어났지만, 여전히 '격정 아련' 콘셉트에 머물며 전작의 기시감이 느껴진다는 지적이 뒤따랐다.

물론, 갑작스러운 변화보다는 여자친구 고유의 음악성을 지켰다는 호평도 있었다. 그러나 데뷔 이래 가장 저조했던 음원 성적과 눈에 띄게 낮아진 화제성을 면치 못하며 부진을 반등시킬 변신에 대한 필요성은 더욱 간절해졌다.

결국 여자친구는 13일 컴백과 함께 타이틀곡 'Apple'로 데뷔 이래 가장 파격적인 이미지 변신에 나섰다. '파워 청순' '격정 아련'을 버리고 강렬하고 매혹적인 퍼포먼스를 장착한 것이다. 메이크업 역시 이전과는 달리 진해졌고, 몽환적인 곡의 분위기에 맞춰 표정 연기와 눈빛 역시 한층 짙어졌다. 전에 없던 섹시미까지 느껴질 정도의 변신에 매체들은 일제히 ‘파격’이라는 타이틀로 이들의 변신을 조명했다.

여자친구는 컴백 쇼케이스 당시 이 같은 변화의 이유에 대해 "활동 내내 변화에 대한 고민을 늘 해오고 있었다"며 "미묘한 변화가 아니라 '새롭다'고 느낄 만한 변화가 있었으면 했다. 모두가 변화가 있어야 할 시기라는 것에 공감했다"고 직접 설명하기도 했다.

"달라진 모습에 대한 반응이 걱정되기도 하지만, 이 또한 '여자친구의 색깔'"이라는 말과 함께 변신에 대한 이해를 당부하기도 했다. 데뷔 이후 줄곧 고수해 오던 콘셉트의 벽을 깨고 스펙트럼의 확장을 알린 이들이 만들어 나갈 새로운 색깔들이 과연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다. 파격을 선택하는 것은 쉬우나, 파격 변신으로 이끌어낸 화제성과 신선함을 새로운 방향성으로 이어나가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알을 깨고 나온 만큼, 여자친구가 향할 세상은 더욱 넓어졌다. 그들의 다음 선택지가 어디를 향할지. 많은 이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홍혜민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