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 및 교민도 현지서 안정성 혜택 누릴 듯
한국 대법원이 사건번호 체계와 자동배당 제도가 없는 베트남에 'K-법률' 시스템을 전수하고 있다. 이번 사업이 완결되면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은 물론 20여만명에 달하는 현지 교민들의 법적 안정성도 크게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대법원은 16일 베트남 최고인민법원이 한국식 사법정보화 컨설팅 방안을 지난 6일 최종 승인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부터 진행된 이번 컨설팅은 베트남 법원에 한국식 전자시스템을 이용한 재판 자동배당 제도 도입과 사건번호 체계 구축으로 외부 재판관계인의 편의를 도모하는 것이 핵심이다. 또 명확한 경계가 없던 베트남 법관과 서기의 업무 절차를 한국식 기준을 참고해 표준화하는 절차도 포함됐다. 판사가 자의적으로 사건을 가져가거나 주먹구구식으로 상급심이 진행되던 베트남 사법 절차에 예측 가능성을 불어넣는 셈이다.
한국 대법원은 컨설팅안에 맞춰 내년 8월까지 베트남 현지 상황에 맞는 통합사건관리시스템 구축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 시스템은 한국의 대법원 격인 최고인민법원과 항소심을 진행하는 하노이 고등법원, 1심 재판이 이뤄지는 하노이 및 하이퐁시 인민법원 등 전국 총 44개 법원에서 시범운영된 뒤 전국으로 확대 적용될 예정이다. 통아잉하오 베트남 대법관은 "한국 대법원이 분석한 베트남 인민법원의 소송 및 업무절차 등은 향후 베트남 법원의 발전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감사를 표시했다.
한국식 법원시스템 전수는 베트남 현지 기업인과 교민에게도 희소식이다. 8,000여개를 넘어선 현지 진출 한국기업들은 세무ㆍ통관ㆍ인수합병(M&A) 등 각종 민사 문제가 발생하면 상당한 피해를 감수해야 했다. 불확실한 법적 절차로 재판이 장기화하면서 유ㆍ무형의 손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교민들 역시 현지인들과의 사이에서 발생한 각종 사건ㆍ사고에서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ㆍ코이카)의 지원을 받아 현지에서 사업을 주관하고 있는 김태준 부장판사는 "베트남 법원의 통합사건관리시스템 구축이 완료되면, 재판 절차의 투명성과 효율성이 강화돼 법의 지배가 확립될 것"이라며 "베트남 진출 한국기업 등에게도 투명하고 공정한 법 적용이라는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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